웹툰작가 주호민 "시민 독재의 시대…그냥 죽이는 것, 재미있다고 더 패"
뉴스1
2020.09.18 11:47
수정 : 2020.09.18 11:53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웹툰 작가 주호민이 최근 불거진 '기안84 사태'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주호민은 "최근 질이 낮고 보편적인 상식과 인권에서 벗어나는 만화들이 있었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만화는 무엇이든지 표현할 수 있지만 건드려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는것도 사실이다"며 "선천적인 장애와 같은 것을 희화화 해서는 안된다"라고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 "웹툰 검열이 진짜 심해졌다" 라고 운을 뗀 주호민은 "과거에 검열을 국가에서 했다면, 지금은 시민과 독자가 한다"며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린 것으로 이부분은 굉장히 문제가 크다. 큰일 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보통 '내 자신은 도덕적으로 우월하니까'라는 생각들 때문인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우월하지 않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그러한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더 넓히려고 할때 그 생각과 다른 사람이나 작품을 만나면 그들은 그것을 미개하다고 규정하고 또 계몽하려고 한다. 그러면 확장 할 수가 없다"라고 주장을 이어갔다.
이어 주호민은 "내 생각이 맞는 이유가 네가 미개해서가 아니고 내 생각과 같이 하면 이런 것들이 좋아진다를 보여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것들을 보여준 적이 없다. 그러니까 그냥 '너는 미개한 놈이야' 라는 식으로 가다보니 오히려 더 반발심이 생기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게 될 것이고, 지금은 시민이 시민을 검열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수가 없다. 힘겨운 시기에 만화를 그리고 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호민은 "(어떠한 일이 생겼을때) 사과를 해도 진정성이 없다고 한다. 그냥 죽이는 것이다. 재밌으니까 더 패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기안84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공개한 '복학왕' 304회로 인해 여성 혐오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기안84는 논란이 된 웹툰 하단에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 작업을 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만큼, 원고 내 크고 작은 표현에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사과를 전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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