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쇼핑 검색 상단에 나오게… 오픈마켓 점유율 4배 껑충
파이낸셜뉴스
2020.10.06 18:23
수정 : 2020.10.06 18:23기사원문
자사 입점업체 유리한 기준 적용
스마트스토어 상품 우선 노출
11번가·G마켓 등은 순위 내려
공정위 "국내외 기업 차별 없이
플랫폼 불공정행위 제재 강화"
공정위가 네이버의 자사 이익을 위한 인위적 조작행위를 조목조목 들춰내면서 네이버의 신뢰성에 큰 흠집이 생겼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공정위가 거대 포털 네이버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분야 불공정행위 대응에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알고리즘 바꿨더니 점유율 '4배'
네이버는 비교쇼핑서비스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상품 검색 시 노출 순위는 검색어와의 관련성(검색에 대한 적합도, 인기도 등을 점수화한 값을 의미)을 기준으로 네이버 등록상품의 기초 순위를 산정한다. 산정된 상위 300개 상품을 대상으로 다양성 함수를 적용해 점수를 재계산해 상위 120개 상품의 최종순위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자사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우선 노출되도록 6차례나 알고리즘을 조정, 변경했다. 먼저 네이버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출시 전인 2012년 2월 11번가·G마켓·옥션·인터파크 등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서는 1 미만의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다.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둔 2015년 4월에는 네이버페이 담당 임원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스마트스토어 상품 노출 제한 개수를 8개에서 10개로 완화하는 등 연이어 자사 입점업체에 유리한 기준을 적용했다.
네이버는 올해 8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도입하면서 쇼핑 부문의 이 같은 불공정행위를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부문 역시 2017년 8월 네이버TV 등 자사 동영상에 유리하게끔 검색 알고리즘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이를 경쟁사에 알리지 않았다. 자사 동영상 부서에는 데모 버전을 주고 테스트를 시키며, 계열사를 통해 네이버TV 동영상의 키워드를 체계적으로 보완했다. 네이버TV 테마관에 입점한 동영상에는 지난해 8월 29일까지 소비자에게 쉽게 노출되게 가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동영상 부문의 불공정행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2015년 4.97%에서 2018년 21.08%로 급상승했다. 네이버쇼핑 내 오픈마켓 사업자별 노출점유율도 2015년 3월 12.58%에서 2018년 3월 26.2%까지 늘었다. 동영상 부문 역시 알고리즘 개편 후 일주일 만에 검색결과 최상위에 노출된 네이버TV 동영상 수는 22% 증가했다.
■"국내·국외 사업자 차별없다"
공정위의 이 같은 결론은 알고리즘 기술 변경 등으로 자사 영역을 확장하는 자사우대 행위에 대한 첫 제재 사례로, '공룡 플랫폼'인 네이버 제재를 통한 플랫폼 업계 전반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자사와 계약을 맺은 부동산 정보업체가 카카오에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방해했다며 네이버 부동산에 과징금 약 10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지난 9월 입법예고한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에 앞서 네이버가 세 분야에서나 공정위의 제재를 받으며 본보기가 된 셈이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플랫폼 사업자가 검색 결과의 구체적인 노출 순서와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플랫폼 법이 제정되면 사전 예방 효과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이나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비해 네이버 제재 결과가 집중적으로 발표되면서 국내 사업자만 차별받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송 국장은 "공정위는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경쟁법을 집행한다"며 "국적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검색 분야에서 지배력을 가진 업체가 검색의 힘을 이용해서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하고,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상단에 노출시켜서 소비자도 기만한 사례이기 때문에 제재한 것"이라며 "국내 사업자냐, 국외 사업자냐의 구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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