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용어서 '해태' '방정' 사라진다…한글날 맞아 개정 추진
뉴시스
2020.10.09 06:01
수정 : 2020.10.09 06:01기사원문
국회·법제처·국립국어원 '알기 쉬운 법률안' 마련 416개 용어, 663개 법률 대상…일괄 개정 추진 박 의장 "누구나 법 쉽게 이해토록 하는 게 책무"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제21대 국회 첫 한글날을 맞은 9일 국회와 법제처, 국립국어원이 어려운 법률 용어를 알기 쉽게 고치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국회 법제실과 법제처, 국립국어원은 지난 7일 일본식 용어, 전문용어, 외국어 등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 속 용어나 표현을 발굴해 알기 쉽게 바꾼 정비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선정된 416개 법률용어를 대상으로 해당 용어가 쓰인 663개 법률을 해당 16개 상임위원회별로 일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안에는 ▲어려운 한자어·전문용어의 고유어 순화 ▲적절한 고유어 부재시 보다 쉬운 우리말로 변경 ▲부자연스러운 일본식 용어 및 일본어투 표현 우리말 어법으로 순화 ▲권위적 용어 혹은 문법에 맞지 않는 불명확한 표현 정비 등이 골자다.
한 예로 '무인(拇印)'은 '손도장'으로, 일본식 용어인 '추월'은 '앞지르기'로, 어려운 표현인 '품행이 방정(方正)한'은 '품행이 바른'으로 바뀌게 된다. '과태료에 처한다'는 권위적 표현에 해당돼 '과태료를 부과한다'로 정비된다.
'~한 의무를 해태(懈怠)한 자' 등의 어려운 한자어 표현도 '~한 의무를 게을리한 자'로 고쳐진다. 비산(飛散), 한해(旱害) 등의 한자 표현은 각각 '날림', '가뭄해'로 순화된다. '인프라', '가이드라인' 등 외래어·외국어 표현은 '기반' '지침' 등으로 바꿔쓴다.
정비안은 8일 각 상임위원회에 전달됐고, 추후 상임위 차원에서 이를 기초로 일괄 개정안을 제안해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각 상임위원장에게 서신을 보내 "누구나 법을 쉽게 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이룩하고자 하는 법치주의 실현의 기초이자 국회의 책무"라면서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지난 2004년 한자 '나라 국(國)'으로 표현된 국회 상징을 한글화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지난 2014년 19대 국회 부의장 재임 당시 관련 개정안의 본회의 의결을 이끌어내 국회 내 '우리말 지킴이' 의원으로 손꼽힌 바 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개별 국회의원 차원에서도 어려운 용어나 일본어 투의 법률용어를 순화하려는 노력이 계속 있었지만, 국회사무처의 법제실과 같은 유관 기관이 협력하여 법률용어를 일괄적으로 정비하는 체계를 갖춘다면 효율성과 통일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강섭 법제처장은 "세 기관이 뜻을 모아 법률 정비를 위한 디딤돌을 마련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개정안이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하겠으며, 앞으로도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법령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국립국어원의 기초 연구 결과가 실제 법률 개정에 밑거름이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용어 정비 사업을 꾸준히 벌여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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