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낙태했다' 해시태그 확산…정부 입법예고 비판

뉴시스       2020.10.09 16:48   수정 : 2020.10.09 16:48기사원문
영화감독 이길보라, 이랑씨 제안 '릴레이 선언' "나도 경험자" SNS 통해 동참하는 누리꾼 늘어 관련 국민동의청원, 국민청원 참여자도 증가해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0.08.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저는 임신중절수술 경험자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나는낙태했다'를 단 한 누리꾼이 올린 게시글 중 일부다.

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나는낙태했다' 릴레이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임신 14주 내까지 낙태를 전면 허용하되 낙태죄 자체는 존속하는 취지의 법안이 입법예고되자, 여기에 반발하는 이들이 낙태죄 폐지를 직접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나는낙태했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한 누리꾼은 본인의 SNS에 "피임을 했고 사후 피임약을 먹었지만 임신이 되었고, 저의 인생을 위해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했다"며 "그 선택에 후회도 부끄러움도 없다"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완전 폐지,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2020.10.08. mspark@newsis.com
이 누리꾼은 정부의 입법 예고안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14주면 합리적이다'거나 '그 이후는 위험하다' 등으로 정부 입법을 지지하는 이들을 향해, "선택의 문제이지 죄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나는낙태했다' 릴레이는 영화감독 이길보라 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씨는 본인의 SNS에 "지난 2016년 10월 '#나는낙태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면서 "2020년인데 아직도 '낙태죄'를 논하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도 임신중절수술 경험자다"며 "이 땅의 몸의 경험들과 연대한다"고 적으며 '#나는낙태했다' 릴레이 선언을 제안했다.

영화감독 이랑씨도 낙태 경험자임을 밝혔는데, 이후 관련 릴레이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 글에는 9일 오후 4시25분께 4만2088명이 동참했다.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법안은, 30일 동안 10만 명의 국민 동의를 받으면 실제로 법안을 제출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0.08. mspark@newsis.com
이런 목소리와 함께 여성계에서도 낙태죄의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송난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지난해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사실상 후퇴시키는 입법예고안"이라며 "여성의 입장을 고려한 게 아니라 여전히 인구계획이나 저출산, 의료계 관점을 반영해 낙태죄를 존속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전국적으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지난달 28일 올라온 '낙태죄 주수제한은 의미가 없습니다. 낙태죄 "완전폐지"를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에도 참여자가 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3만6502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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