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썼지만… 국내선 청사 수만명 북적 "개인 방역 잘 지키면 돼" 거리두기 무색
파이낸셜뉴스
2020.10.11 17:59
수정 : 2020.10.12 11:07기사원문
‘인산인해’ 김포공항
대체로 조심하면 문제 없다는 반응
제주 연휴동안 관광객 14만명 몰려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은 일평균 코로나 확진자가 두자릿수로 줄어든 상황에서 예방을 위해 최대한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지침을 지키면서 여행한다면 평소에 식당, 커피숍을 이용하는 일상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무색해진 가운데 한글날 연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선 입·출국장 인산인해
캐리어를 손에 들고 있는 남녀 커플이 주를 이룬 가운데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가족, 더 늦기 전에 제주 한라산으로 가을여행을 떠나는 등산동호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김포공항 탑승수속 공간을 채웠다.
직장인 이모씨는 전날 서울 시내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제주로 떠나기 위해 일찍 김포공항을 찾았다. 그는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제주도에 도착하기 위해 빠른 비행기편을 택했다"면서 "지난해 결혼을 처음 준비했을 때는 하와이, 몰디브 등 해외여행도 꿈꿨지만 올해 코로나가 계속되고 보니 제주도도 감지덕지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탈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해도 아직 걱정이 될 법도 한데, 대체로는 조심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언제 완전히 사라질지 알 수도 없는데 무작정 여행을 못 가게 막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방역지침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작정 막는 건 능사 아니다"
역시 제주로 출발한다는 한 시민은 "언제까지 '안된다, 하지 말라'고만 할 건지 모르겠다"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미 오랫동안 정부지침을 착실하게 따르고 있고 개개인 스스로가 방역에 철저하게 대비할 텐데 여행 가는 게 무슨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길고 짧은 여행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은 아쉬움, 즐거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추석에 가보지 못한 부모님 산소도 들를 겸 연차를 내고 부산에 다녀왔다는 김모씨(40)는 "아버지 산소도 들르고 남은 연휴 기간은 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들과 주변 관광을 다녀왔다"면서 "오랜만의 여행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미안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40)도 추석 때 고향가는 걸 포기하고 이번에 가족과 함께 제주로 여행을 다녀왔다가 이날 돌아왔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는 코로나가 없었던 예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코로나 걱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최대한 조심하면서 다니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때 제주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확진자가 안 나왔다고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 시내를 다닐 때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10일 사흘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11만126명으로 집계됐다. 11일까지 포함하면 총 14만여명이 한글날 연휴기간 제주를 찾은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공항과 항만을 통해 들어올 때 체온이 37.5도를 넘을 경우 의무적으로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조치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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