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OEM '창신', 회장자녀 계열사 부당지원…검찰고발
파이낸셜뉴스
2020.10.13 20:07
수정 : 2020.10.13 20: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나이키 신발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창신INC가 승계를 위해 해외계열사를 동원해 회장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창신INC의 지시하에 해외 생산법인들이 서흥을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85억원을 부과하고 교사자인 창신INC를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서흥은 2004년 12월 정환일 창신그룹 회장 자녀들을 최대주주(지분율 99%)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2008년부터 창신그룹의 자재 구매대행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창신INC의 해외생산법인들은 나이키 신발 제조에 필요한 자재 가운데 국내 생산 자재에 대해선 서흥에 구매를 위탁하고, 구매대행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공정위는 "태광실업 등 대부분의 국내 신발 OEM·ODM제조사들은 그룹본사에서 직접 자재 구매대행 업무를 하고 있어 창신그룹의 경우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창신INC는 2013년 5월 해외생산법인을 대상으로 서흥에게 지급하는 신발 자재 구매대행 수수료에 대해 7.2%의 추가수수료를 얹어서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창신INC의 지시를 받은 해외생산법인들은 2013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약 7%포인트(p) 인상된 수수료율을 적용해 서흥에 총 4588만달러(534억원)의 구매대행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는 정상가격(1960만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공정위가 중견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에 제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울러 이번 사례는 그룹 본사가 해외 계열사를 동원해 회장 자녀의 회사를 부당 지원하고, 해외 계열사에도 과징금을 부과한 최초 사례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부당지원 결과 신발 자재 구매대행 시장에서 서흥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고,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입도 봉쇄했다”며 “자신이 속한 시장에서 높은 지배력을 보이는 중견기업집단의 부당지원 행위를 더 적극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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