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들썩인 野 "지도자가 나타났다" vs. "아직은.."

      2020.10.23 16:51   수정 : 2020.10.23 1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작심 발언을 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향후 정치 입문계획에 대해 완강한 부인은 하지 않으면서 야권이 들썩이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비상식적"이라며 여당 의원들과도 각을 세웠던 윤석열 총장에 대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일각에선 "지도자가 나타났다"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검찰 내부 활동에만 집중하던 윤 총장이 내년 7월말 임기를 마칠 때까지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당장은 정계 입문 이슈에 윤 총장이 거론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 안팎에서 지도자가 나타났다고 한다. 박근혜 정권을 짓밟은 사람이 우리 지도자로 나타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말 임기를 마치는 시기와 차기 대선을 위한 경선 레이스가 타이밍상 교차한다고 강조한 이 의원은 "타이밍도 매우 적절하다.
윤 총장도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제 여당이 때릴 수록 윤 총장 몸집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은 "윤 총장이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자신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며 "미디어를 통해 윤석열이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대안으로 부각됐다. 강직함과 정의감이 국민들에 각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선 정계 진출에 대해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말했던 윤 총장은 전날 국감에선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며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해 결이 다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정계진출에 대해 "퇴임하고서 봉사활동을 한다는게 여러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반드시 정치하겠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며 "변호사로서 활동 하는 봉사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 영입 여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내가 뭐라고 얘기 할 수 없다"고 거리를 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총장에 대해 "공직에 있고 정치와 거리를 둬야할 중립성 있는 사람"이라며 "정치 가능성을 언급하면 순수성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우려했다.

당 지도부의 신중론에도 안철수·원희룡·유승민·오세훈·홍준표 등 국민의힘 진영에서 거론되는 대권후보들 외 윤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군에 거론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윤 총장이 공개석상에서 여당과 대립하며 작심발언을 통해 선명성을 보여준 만큼 야권에선 윤 총장에 대해 '우리 편'이란 인식을 더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에선 윤 총장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면서 검찰개혁을 압박하고 있어, 향후 추미애 장관과의 마찰 과정에서 일어날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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