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생명보험 철수

파이낸셜뉴스       2020.10.27 07:52   수정 : 2020.10.27 07: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생명보험 부문을 접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AIG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뒤 성명을 내고 생명보험과 연금보험 부문을 그룹에서 분리해 분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택·가재도구 보험, 상해 보험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AIG는 또 최고경영자(CEO) 교체도 함께 공개했다.

브라이언 듀페럴트 CEO가 내년 3월 1일 피터 자피노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다.

생명·연금 보험 부문 분사는 2000년대 초 이후 굵직한 AIG의 구조조정 최신판이다.

AIG는 그동안 항공기 리스 사업, 금융파생상품 사업, 해외 일부 지역 생명보험 사업 등을 분사해왔다.

내년에 CEO 자리를 물려받게 되는 자피노 사장은 듀페럴트 CEO의 오른팔 격이다. 이때문에 안팎에서 그의 후계자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피노는 듀페럴트를 도와 재물·상해보험 부문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사업부문은 전세계 기업 보험 선두주자이지만 수년간 저조한 실적으로 고전한 바 있다.

생명·연금 보험 부문 분사는 칼 아이칸, 존 폴슨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것으로 AIG는 이에 반대해왔다.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주주총회에서 아이칸 등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생명보험은 초저금리 여파가 겹쳐 타격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낸 보험료 상당분을 대형 채권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투자는 저금리에서는 이윤이 낮다.

게다가 초저금리 상황이 앞으로 수년은 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어려움이 하루 이틀 안에 해결되지고 어렵다.

보험업계는 상해보험과 생명보험 간에 주가 흐름이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재물·상해보험 업종 지수는 9.5% 상승한 반면 S&P 생명·건강보험 업종 지수는 27.7% 급락했다.

AIG 주가는 39.1% 폭락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AIG의 생명·연금 보험 사업부문은 매출의 약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6월 30일 현재 AIG 전체 자산 5690억달러 가운데 약 절반이 생명·연금 보험 부문이다.


AIG는 이날 구조조정 계획에서 분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AIG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기간 붕괴하며 미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목숨을 부지한 바 있다. 국유화됐던 AIG는 최대 185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자금을 이후 4년만에 갚고 다시 민간기업이 됐지만 규모는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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