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중립경기, 플레이오프 변수되나

뉴시스       2020.11.09 11:22   수정 : 2020.11.09 11:22기사원문
"따뜻한 곳에서 경기, 타자들에 유리할 것" 인조잔디·딱딱한 그라운드 탓에 빠른 타구 많아 투수친화적 구장…KT 로하스·두산 오재일 강한 모습 보여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0.05.1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정규시즌 2위에 오른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는 중립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플레이오프가 중립구장에서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두산과 KT는 9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하면서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은 양 팀에 반가운 일이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두산 오재원은 "고척돔에서 경기하는게 양 팀에게 모두 좋다. 수비할 때나 수비하고 들어온 후에 손발이 너무 얼어서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강철 KT 감독과 두산 주장 오재일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것이 타자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감독은 "날씨가 추워 손이 얼면 타자들의 손이 더 울린다. 그래서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을 상대로 타자들의 배트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두산의 크리스 플렉센이나 라울 알칸타라 모두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이다.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좋을 수 있다"며 KT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했다.

오재일은 "아무래도 따뜻한 곳에서 경기하면 타자들이 더 좋아할 것이다. 날씨가 추우면 몸이 얼어 배트를 돌리기 쉽지 않다"며 "투수의 공도 좋아지겠지만 타자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고척돔의 인조잔디와 딱딱한 그라운드 흙 상태로 인해 빠른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도 수비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외야가 넓어 외야수들도 수비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천장이 있어 뜬공 처리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감독은 "고척돔에서 타구가 무척 빠르다. 이로 인한 변수가 분명 있을 것"이라며 "우리 불펜 투수가 땅볼 유도형이 많은데 타구가 빨라 내야수들의 수비가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KT 주장 유한준도 "고척돔 그라운드가 딱딱해 외야에서도 빠른 타구가 많이 나온다. 빠른 타구에 대비가 필요하다"며 "장타에 대해서는 수비 위치를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재일 또한 "고척돔이 인조잔디고, 내야가 딱딱하다. 타구가 진짜 빠르다. 타격할 때는 좋은데 수비할 때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홈 플레이트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99m,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가 122m인 고척돔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투수친화적 구장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입장 관중 허용 규모를 관중석의 30%로 늘렸고, 프로야구는 구단마다 25%의 관중만 관중을 받기로 했다. 2020.08.11. mspark@newsis.com
올 시즌 고척돔에서 치른 72경기에서 100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39개로, 잠실구장(1.26개)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올해 고척돔에서는 KT가 두산과 비교해 더 많은 홈런을 쳤다. KT는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개의 홈런을 쳤다. 두산 타자들이 고척돔에서 때려낸 홈런은 5개다.

반면 2루타 개수는 두산이 12개로, KT(8개)보다 4개 많았다. 고척돔에서의 팀 타율(두산 0.281·KT 0.276), 팀 타점(두산 43개·KT 39개), 팀 득점(두산 44점·KT 41점) 등에서는 두산이 근소하게 앞섰다.

KT의 중심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올 시즌 고척돔에서 유독 강했다. 로하스는 고척돔에서 치른 8경기에서 타율 0.517 4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고척돔에서의 장타율이 무려 1.034에 달한다.

장성우(타율 0.381 1홈런 3타점)와 강백호(타율 0.316 1홈런 7타점), 배정대(타율 0.300 2홈런 3타점)도 고척돔에서 잘 쳤다.

두산에서는 오재일에 기대를 건다. 오재일은 올해 고척돔에서 치른 8경기에서 타율 0.441 1홈런 7타점을 때려냈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최주환(타율 0.367 5타점)을 비롯해 호세 페르난데스(타율 0.364 2홈런 5타점), 김재환(타율 0.333 2홈런 7타점)도 올해 고척돔에서의 기억이 좋다.

올 시즌 두산과 KT 투수진의 고척돔 평균자책점은 각각 5.79, 5.96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KT 입장에서는 1차전 선발로 내세운 신인 소형준이 고척돔에서 처음 등판하는 것이 변수다.

KT의 홈인 수원 KT위즈파크나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리지 않기에 양 팀 모두 홈 어드밴티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남의 집'에서 치르는 가을잔치에 누가 더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서로 같은 입장이다. 변수보다 흐름이 중요하다"며 중립구장 경기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재일도 "중립경기는 처음이라 느낌이 다를 것 같지만, 1차전을 마치면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준은 "우리와 두산이 같은 입장이다. 구장에 관계없이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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