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차밭이 있다고?... 혼자 보기 아깝네

파이낸셜뉴스       2020.11.15 13:38   수정 : 2020.11.15 13:38기사원문
기장농업기술센터가 가꿔온 차(茶) 나무숲
경제성 낮지만, ‘웰니스 체험지’ 손색없어



【파이낸셜뉴스 부산】 숲(산림)이 자원인 시대다. 잘 가꿔진 숲은 시민의 좋은 친수공간이 되고 나아가 명품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니즈는 ‘웰니스(Wellness)’로 축약돼 휴양림, 둘레길, 숲체험원, 치유의숲 등 관련 숲 시설에서 시민의 발길을 끌고 모은다.

좋은 숲에 데크로드나 황톳길과 같이 잘 조성된 산책로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웰니스 체험지가 된다.

숲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숲은 아니다. 잡목이 우거진 숲만으로는 ‘숲자원’이라고 하기 어렵다. 잡목숲도 홍수나 가뭄, 제방유실 방지와 같은 역할을 하긴 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산지는 잡목으로 우거진 숲이 태반이다.

부산에서 산책로가 잘 조성된 숲길은 치유의 숲, 아홉산 숲, 화명수목원, 백양산 웰빙숲, 황령산 편백나무숲, 회동수원지 황토숲길, 일광산 숲길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일부 사유 시설은 이미 유명 관광지로 떠올라 주말마다 떠들썩한 곳도 있다.





■ 농업기술센터가 키운 부산의 ‘차밭’

산림은 회임기간이 너무 길다. 지금 당장 씨앗을 뿌리거나 묘목을 심는다고 해서 명품숲이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식수를 한 뒤에도 제대로 키우려면 전문적인 이가 수년에서 수십 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산지를 소유한 개인 산주에게 이러한 일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조림과 육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 기장군 기장농업기술센터(이하 농업기술센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기장군 만화리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 자연학습원에는 약 5000㎡ 규모의 차(茶)밭이 잘 가꿔져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차밭을 일구기 시작한 건 지난 15년 전의 일이다. 2004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농업기술센터는 본청 산지에 차 씨앗을 뿌려 지금과 같은 차밭을 일궈냈다. 종자는 기장향교 뒷산 자생 차나무 군락지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15년 전 뿌린 씨앗은 지금 기장군의 지속 가능한 숲자원이 되고 있다. 매년 이곳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차를 마시는 문화체험과 같은 자연생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그 인기도 높다.

다만 그동안 차나무 재배를 통한 농가 수익사업으론 이어지지 않았다. 이미 제주, 보성, 하동으로 삼분된 우리나라 차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엔 그 경제성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웰니스 체험지와 같은 활용성은 충분해 보인다. 편백나무 아래 차 나무가 어우러진 풍광이 아주 빼어나기 때문이다. 기관 특성상 상시 개방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 “집에서 차나무 가꿔보세요“

이달 들어 농업기술센터는 기장군민을 대상으로 차 종자 채취 체험을 위해 차밭을 개방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예년보다 관람객이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인원이 이곳을 다녀갔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속 산책로에 오랜만에 아이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최운기 도시농업팀장은 요즘이 차 씨앗 파종을 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그는 “종자를 2~3일 물에 불렸다가 상토에 옮겨 석 달 정도 기다리면 뿌리가 나옵니다. 종자번식은 산목번식에 비해 뿌리가 수직으로 깊게 잘 박힙니다. 그래서 옛날에 여성이 시집을 갈 때 그 집에 뿌리내리고 잘 살라고 차 씨앗을 주던 풍습도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 차 나무는 꽃과 열매가 함께 만나 마주 보는 실화상봉기다. 차나무 아래에는 체험객이 미처 줍지 못한 열매가 수시로 눈에 띄었다.

농업기술센터는 차밭 개방을 통해 차 종자를 채취하도록 해 각 가정에서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차 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다. 내년에는 차 동호·보존회를 모집해 지속적인 문화체험과 강좌를 열 계획이다.

최 팀장은 “어떠한 방법으로 차를 접하든, 차를 느끼고 다도를 체험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가꾸는 일입니다”면서 “차라는 하나의 수행이 자신의 기운을 돋우고 기력을 조절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이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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