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어우러진 차밭… 해양도시 부산에 '매력 하나 더'

파이낸셜뉴스       2020.11.15 18:30   수정 : 2020.11.15 18:30기사원문
기장농업기술센터 자연학습원
약 5000㎡ 규모 차밭 운영
종자 채취체험 기간 한정
차밭 개방·산책 기회 제공
편백나무와 茶나무 어우러져
웰니스 체험지로 인기몰이

숲(산림)이 자원인 시대다. 잘 가꿔진 숲은 시민의 좋은 친수공간이 되고 나아가 명품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니즈는 '웰니스(Wellness)'로 축약돼 휴양림, 둘레길, 숲체험원, 치유의숲 등 관련 숲 시설에서 시민의 발길을 끌고 모은다.

좋은 숲에 데크로드나 황톳길과 같이 잘 조성된 산책로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웰니스 체험지가 된다.

숲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숲은 아니다. 잡목이 우거진 숲만으로는 '숲 자원'이라고 하기 어렵다. 잡목숲도 홍수나 가뭄, 제방유실 방지와 같은 역할을 하긴 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산지는 잡목으로 우거진 숲이 태반이다.

부산에서 산책로가 잘 조성된 숲길은 치유의 숲, 아홉산 숲, 화명수목원, 백양산 웰빙숲, 황령산 편백나무숲, 회동수원지 황토숲길, 일광산 숲길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일부 사유 시설은 이미 유명 관광지로 떠올라 주말마다 떠들썩한 곳도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키운 부산의 차밭

산림은 회임기간이 너무 길다. 지금 당장 씨앗을 뿌리거나 묘목을 심는다고 해서 명품 숲이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식수를 한 뒤에도 제대로 키우려면 전문적인 이가 수년에서 수십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산지를 소유한 개인 산주에게 이러한 일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조림과 육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 기장군 기장농업기술센터(이하 농업기술센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기장군 만화리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 자연학습원에는 약 5000㎡ 규모의 차(茶)밭이 잘 가꿔져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차밭을 일구기 시작한 건 지난 15년 전의 일이다. 2004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농업기술센터는 본청 산지에 차 씨앗을 뿌려 지금과 같은 차밭을 일궈냈다. 종자는 기장향교 뒷산 자생 차나무 군락지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15년 전 뿌린 씨앗은 지금 기장군의 지속 가능한 숲 자원이 되고 있다. 매년 이곳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차를 마시는 문화체험과 같은 자연생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그 인기도 높다. 다만 그동안 차나무 재배를 통한 농가 수익사업으론 이어지지 않았다. 이미 제주, 보성, 하동으로 삼분된 우리나라 차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엔 그 경제성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웰니스 체험지와 같은 활용성은 충분해 보인다. 편백나무 아래 차 나무가 어우러진 풍광이 아주 빼어나기 때문이다. 기관 특성상 상시 개방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집에서 차나무 가꿔보세요"

농업기술센터는 기장군민을 대상으로 차 종자 채취 체험을 위한 차밭 개방 행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코로나19 탓에 예년보다 관람객이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인원이 이곳을 다녀갔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속 산책로에 오랜만에 아이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최운기 도시농업팀장은 요즘이 차 씨앗 파종을 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그는 "종자를 2~3일 물에 불렸다가 상토에 옮겨 석달 정도 기다리면 뿌리가 나옵니다. 종자번식은 산목번식에 비해 뿌리가 수직으로 깊게 잘 박힙니다. 그래서 옛날에 여성이 시집을 갈 때 그 집에 뿌리내리고 잘 살라고 차 씨앗을 주던 풍습도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 차 나무는 꽃과 열매가 함께 만나 마주 보는 실화상봉기다. 차나무 아래에는 체험객이 미처 줍지 못한 열매가 수시로 눈에 띄었다.

농업기술센터는 차밭 개방을 통해 차 종자를 채취하도록 해 각 가정에서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차 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다. 내년에는 차 동호·보존회를 모집해 지속적인 문화체험과 강좌를 열 계획이다.

최 팀장은 "어떠한 방법으로 차를 접하든, 차를 느끼고 다도를 체험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가꾸는 일이다"라면서 "차라는 하나의 수행이 자신의 기운을 돋우고 기력을 조절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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