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타법인지분 처분 잇따라

파이낸셜뉴스       2020.12.27 14:33   수정 : 2020.12.27 14: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상장사들이 보유중인 지분 매각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일부는 대망의 2021년을 앞두고 미래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재무구조 개선이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타법인 주식을 처분했거나 처분하겠다고 밝힌 상장사는 20개사다.

에스코넥은 지난 22일 커리어넷 주식 41만여주를 80여억원에 매각할 예정이고 코아시아는 비에스이 주식 214만여주를 140억원 매각할 계획이다. 광림은 비비안 주식 401만여주를 221억원 가량, 이지웰은 인터치투어 지분 55만주를 7억여원에 내년 1월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예스24의 한국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이다. 예스24사는 지난 2016년 3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확보한 카카오뱅크의 지분 일부분인 193만8200주(0.37%)를 오는 30일 사모펀드에 485억원을 받고, 매각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어 예스24사가 보유한 지분가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에 이번 매각은 아쉽다는 반응이 시장에서 나온다. 다만 최초취득가인 주당 5000원 대비 5배가 넘는 주당 2만5000원에 매각가가 결정돼 쏠쏠한 투자수익을 거두게 됐다.

이외 브레인콘텐츠(스와니코코), 퓨전(세미콘라이트), 삼천리자전거(참좋은여행), 참좋은여행(지엘앤코) 등이 보유하고 있던 타법인 주식을 매각하거나 할 계획이다.

상장사들이 보유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는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목적이 가장 많았다. 에스코넥과 예스24, 삼천리자전거, 참좋은여행, 아스트 등이 재무구조개선이 목적이라고 밝혔고 이지웰은 사업재편에 따른 유휴자산의 매각을 이유로 들었다. 코아시아는 신규사업(시스템반도체) 확장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를 매각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상장사들의 투자지분 매각은 내년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시장 상황이 좋을 때 현금을 확보하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 입장에서 현재의 시장은 자본조달이 상당히 쉬워진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성장요인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분매각을 통해 재무개선이나 경영전략 수립을 꾀하는 것은 이상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시장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자금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특히, 내년 이후에 불확실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올해는 위기기 발발했더라도 정부 정책이 기업들의 유동성을 지원했지만,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재무제표가 망가진 기업들이 많을텐데 아직 신용등급 하향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2009~2010년부터 부도확률이 높아진 점을 비춰볼 때, 기업들 입장에서 상황이 좋을 때 선제적인 자금확보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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