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작가' 김창열 화백 별세..가난 속에서 탄생한 '물방울'
파이낸셜뉴스
2021.01.06 09:59
수정 : 2021.01.06 09: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 화백이 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이후 프랑스에 정착하여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지와 미국, 일본 등지에서 개인전과 국제전을 가지며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추구했다.
그는 1976년부터 2013년까지 갤러리현대에서 12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2004년과 2012년엔 각각 파리 국립 쥬 드 폼 국립미술관과 대만 국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 바 있다.
1996년 프랑스 문화훈장, 2012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 화백의 '물방울 시리즈'는 1972년 파리 살롱 드 메에 입선한 이후 본격 시작됐다.
1972년 화장실도 없는 파리 근교 마구간에서 살던 그는 어느 날 아침 밖에서 물통을 만들어 놓고 세수를 했다. 그러다 옆에 뒤집어둔 캔버스에 물방울이 튀는 것을 보고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시작했다. 가난 속에서 예술이 꽃핀 것이다.
멀리서 보면 진짜 물방울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물감과 붓질의 흔적만 있는 그의 그림을 두고 다니엘 아바디 전 프랑스 쥬 드 폼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 화백은) 절제와 겸손함, 고집스러운 소재의 반복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평생 물방울에 천착했던 김 화백에게 물방울은 '물방울' 그 자체였다고 한다. 김 화백은 2013년 인터뷰에서 "물방울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무색무취한 게 아무런 뜻이 없지. 그냥 투명한 물방울"이라고 말했다.
단색화 열풍 속에서도 '물방울 화가'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김 화백의 빈소는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 301호실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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