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뒤 이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파이낸셜뉴스
2021.02.15 14:44
수정 : 2021.02.15 14:44기사원문
100년 뒤의 이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인류는 지금의 세력을 유지하며 이 지구의 지배자로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을까.
소설가 이동륜이 그려낸 세상은 그렇지 않다. 이 지구의 주인공은 인간보다 강하고 똑똑하며 감성까지 지닌 인공지능(AI) 로봇이다. 로봇들은 어느샌가 자신을 창조한 인간들을 무너뜨리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동륜은 이러한 내용을 담아낸 단편소설 '인간교'를 비롯해 '황야의 5인', '바꿔줘', '목격자', '빌려줘' 등 24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을 닮아가며 학습해 인간을 멸종시킨 로봇에게 인간이 종교가 된다는 설정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반성적이다. 저자는 "미래든 과거든, 행복하든 즐겁든, 살아가고 보고 듣고 생각하는 건 인간이다. 때론 섬뜩하고, 때론 슬프고, 때론 아프다. 미래 속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 소설은 인간을 뛰어넘은 로봇을 통해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일깨운다고 밝힌 바 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 사회를 그려낸 그의 단편 속에는 이 시대의 반영도 있다. 돈의 노예가 되어 아버지를 숨지게 만든다거나 부에 의한 계급사회로 학교에서의 왕따 현상이 극심해지고 고착화된다거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행해지는 권력의 폭압들이 그려진다. 여기에 점차 로봇에 의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떻게 스스로를 멸종으로 치닫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소설을 읽다보면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면서도 지금 이 순간 우리 주위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사회 문제를 돌아보게 하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끔 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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