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가정의 익숙하지만 특별한 서사
파이낸셜뉴스
2021.02.22 18:29
수정 : 2021.02.22 18:29기사원문
3월 3일 개봉하는 '미나리'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제이콥의 가족이 과연 어디서든 물만 있는 곳이면 잘 자라는 채소 '미나리'처럼 미국에 잘 정착할 수 있을지 분투기가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제이콥(스티븐 연)과 아내 모니카(한예리)는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며 캘리포니아서 모은 돈으로 미국 중부의 아칸소의 대지를 구입하고 이곳에서 한국 채소를 길러 한국 마트에 납품하면서 자리를 잡을 희망을 갖는다. 하지만 시작은 너무도 초라하고 고되다. 잡초만 무성한 땅에 개간을 하고 이역만리에서 건너온 씨앗들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번듯한 집도 없고 트레일러를 개조한 주택에 살며 버텨보려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막내아들을 비롯해 첫째딸도 눈에 밟힌다. 결국 외할머니가 이 가족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뒤늦게 온다. 가방 가득 고춧가루와 멸치, 손자 '데이빗'의 건강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한약과 미나리 씨를 담아들고서 말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생전 처음 외할머니를 만난 데이빗에게 할머니는 '미국 할머니처럼 쿠키를 구울줄도 모르는' 이상한 할머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함께 하고 투닥거리면서 결국 끈끈하게 이어진다. 영화 '미나리'의 스토리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서사다.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있다는 점 또한 영화의 매력적인 부분이다. 겪어보지 못하면 미처 알 수 없는 이민 생활의 어려움과 행복이 영화 곳곳에 담겨 있다.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함이 더해진 수작이다. 3월 3일 개봉.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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