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위험 높은 삼천판 역류 환자 가슴 열지 않고 회복 과정도 짧아

파이낸셜뉴스       2021.03.04 17:21   수정 : 2021.03.04 17:21기사원문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

중증 삼첨판 폐쇄부전증을 알고 있는 최모(52세, 여)씨는 30대부터 제1형 당뇨병으로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다 7년 전 당뇨로 인한 만성 신부전이 발생해 혈액투석을 받아왔고, 이때 협심증까지 겹쳐서 타 대학병원에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 이 당시 시행한 심초음파 검사에서 최씨는 중등도의 삼첨판 폐쇄부전(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의 삼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상태)이 발견됐다.

이후 2019년부터는 삼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류가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으로까지 역류돼 간과 위장관에 혈액이 정체되는 충혈이 심해져 간경화와 위장병증까지 진행됐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고했지만 근육이 거의 없는 체중 37kg의 마른 체격과 긴 당뇨병과 혈액투석으로 나이에 비해 전신 쇠약정도가 심해 심장수술의 위험도가 너무 높은 상태여서 최씨는 수술을 주저했다. 하지만 약물로만 치료하기엔 증상이 심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에게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CAVI)을 받아 성공했다.

최 씨의 시술은 삼첨판 폐쇄부전에 의해 하대정맥으로 역류되는 혈류 흐름이 설치된 판막에 의해 성공적으로 차단됐고, 환자는 안전하게 퇴원했다. 그간 하대정맥 역류로 과도하게 유입된 혈류로 인해 지속되어 온 증상과 징후들이 점차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증 삼첨판 폐쇄부전 환자는 보통 진행성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동반되며, 타 장기의 중증 질환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가슴을 열어서 하는 수술의 위험성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중증 삼첨판 폐쇄부전의 수술시 사망률은 20~30%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단독으로는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고 승모판이나 대동맥판막 등 다른 판막을 수술할 때 삼첨판막도 같이 수술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전까지는 이뇨제 등의 약물로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꾸준한 약물치료에도 삼첨판 역류증에 의한 우측 심부전 증세, 즉 복수, 다리부종, 심한 경우에는 위장관 충혈로 인한 위장병증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좌심실 부전까지 일으켜서 늑막삼출도 발생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장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시행한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은 중증의 삼첨판 역류증 환자 중, 수술 위험도가 높아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CT 검사를 토대로 하대정맥과 우심방, 그리고 간정맥들의 해부학적 구조를 평가하고, 적합한 판막을 선택해 대퇴정맥에 가이드 와이어를 통과시켜 판막 이동경로를 확보한 후 설치된 유도철선을 따라서 30mm 경피적 자가확장 판막을 정확히 위치시킨다. 이후 서서히 판막을 펼친 뒤 조영술과 심장초음파를 통하여 시술 결과를 확인한다. 이 수술법은 가슴을 열지 않고 수면마취 하에 시행할 수 있어, 시술 후 회복과정이 크게 필요 없다.
정맥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수시간의 지혈 과정만 거치면 바로 보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사이로 짧다. 다만 대정맥 판막 삽입술은 중중 삼첨판 역류증 환자에게 처음부터 고려되는 치료법은 아니고, 수술 고위험도의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차선책으로 고려되는 치료법이다.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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