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반도체 패권전쟁… 전세계 설비투자 14%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2021.03.25 17:18
수정 : 2021.03.25 17:18기사원문
바이든 공급망 재편 발언 도화선
올들어 투자액 1294억달러
파운드리 가세한 인텔 합치면
1500억달러는 거뜬히 넘을 듯
지난해부터 공급 부족으로 전 세계 공장들을 멈춰 세웠던 반도체 업계가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공급과 더불어 수요도 함께 증가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가속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를 인용해 올해 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액이 1294억달러(약 146조7137억원)로 지난해 투자액(1131억달러)보다 약 14%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투자액은 2017년 956억달러에서 오름세를 유지하다 2019년 잠시 주춤한 뒤 다시 증가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인텔의 이번 결정이 반도체 자립을 추구하는 미국 정부 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반도체 부족으로 주요 자동차 공장들이 생산을 멈추자 지난 2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지나 러만도 미 상무장관은 인텔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인텔의 투자는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혁신 및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또한 외신들은 이달 초 보도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 애리조나의 공장 투자를 3배 늘려 6개의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170억달러를 들여 미국 파운드리 증설을 검토중이다.
반도체 수요도 동반 급증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이달 공개한 2020년 4·4분기 시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약 4883억달러(약 551조7790억원)로 지난해보다 11.2%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예측치(8.4%)보다 상향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정에서 IT 기기를 사용하는 빈도는 계속 늘고 있다. 각국에서 IT 분야에 소비하는 금액이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이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10%로 늘어날 것으로 인텔은 보고 있다.
확실한 점은 파운드리 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점이다. TSMC 주가는 인텔의 파운드리 도전 소식에 24일 대만 증시에서 약 4%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였다. 미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24일자 투자자 보고서에서 바이든 정부의 국산 우대 정책을 언급하며 TSMC 입장에서 미국 사업 방식과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다시 점검해야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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