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조 블록딜에 충격받은 월가.."극히 이례적인 일"
파이낸셜뉴스
2021.03.28 15:19
수정 : 2021.03.28 15: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월가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190억달러(약 21조5000억달러)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충격에 휩싸였다. 일부 언론은 마진콜(손실이 커져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는 것)을 받은 한 패밀리오피스가 대량 매도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월가에서는 이번주 추가 블록딜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IPO엣지와 CNBC,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190억달러(약 21조5000억원) 규모의 블록딜이 쏟아졌다.
장이 시작되기 전 바이두와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그룹, VIP홀딩스 등 중국 대형 기술주 66억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어 장 중 중국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 아이치이와 중국 교육회사 GSX테체두뿐 아니라 비아컴CBS와 디스커버리 등 미국 미디어기업, 영국 패션플랫폼 파페치 주식 등 39억달러 어치의 블록딜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을 최근 주가보다 할인해 대형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거래다. 일반적으로 장이 시작되기 전에 이뤄지며 장중에 진행되는 경우는 월가 역사상 극히 드물다.
나머지 85억달러어치의 블록딜은 모건스탠리가 주주들을 대신해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매도 한 건당 10억달러가 넘는 대형 거래도 포함됐다. 개인이 세운 소규모 법인 소유 주식인 것으로 추정된다.
블록딜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비아컴CBS와 디스커버리 주가는 이날 최대 35% 넘게 추락했다. 이날 블록딜 대상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350억달러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블록딜을 누가, 왜 진행했는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CNBC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그간 대규모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아키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가 한 투자은행으로부터 마진콜을 당하자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IPO엣지 역시 최근 아키고스와 연관된 투자은행들이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식을 매도한 바 있다고 전했다.
아키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는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 설립자인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세운 패밀리오피스(개인이 특정 가족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사)다.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켜 주로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빌 황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현대증권을 거쳐 타이거펀드의 줄리언 로버트슨 최고경영자(CEO) 아래서 일하다 2001년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반면 패밀리오피스의 마진콜 때문에 이같은 대량 블록딜이 벌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올리버 푸셰 웰스파이어어드바이저 부사장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문제는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도 블록딜이 추가 발생해 시장이 타격을 받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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