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 업무시설 갖췄지만 실험장비·개발비는 미흡
파이낸셜뉴스
2021.03.28 06:00
수정 : 2021.03.28 17:10기사원문
인천 스타트업파크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 목표
한 달밖에 안 돼 차분한 분위기
IT·BT·빅데이터 업체 주로 입주
첨단기술 기반 제조업체는 없어
28일 방문한 인천 스타트업파크는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이라고 할 수 있는 송도컨벤시아와 68층 빌딩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인근에 자리 잡고 있었다.
스타트업파크는 주변 지역에 10여개 대학과 20여개 창업 관련 기관, 각종 연구소, 1600개의 기업 등이 퍼져 있어 마치 공원 같다고 해서 스타트업파크로 명명됐다.
입주업체들이 대부분 IT·BT·빅데이터를 위주로 한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이어서 그런지 외국 창업보육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실험장비나 고가의 제작장비·공구, 공용 제작실 등은 찾기 어려웠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 기반의 업체가 없는 것은 아쉬웠다.
아직 한 달밖에 안 돼서 그런지 아니면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뭔가 해 보겠다는 입주 직원들의 정열적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텅 비어 있는 넓은 휴게공간, 산속 같은 적막감. 전혀 예상 밖이었다.
스타트업파크는 창업한지 얼마 안 되는 스타트업 기업을 여러 개 모아놓은 것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교육이 상시 진행되고, 필요 시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의 기술자문, 알림판을 빽빽하게 채운 구인광고, 사람들로 넘쳐나는 휴게실 등은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가능할까. 더욱이 미국 대학 수준(유타대는 대학 내 200여개의 스타트업이 있으며 1개 업체당 개발비로 평균 5억원 지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원금은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서남현 ㈜더좋은운동으로 대표는 "휴게실에 우리가 제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송도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권호 제이앤피메디 대표는 "사무시설과 지원, 네트워킹은 좋지만 신한스퀘어브릿지에 입주했다는 것만으로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기에는 아직 브랜드가 미약하다"고 했다.
■공공주도·민간주도 2트랙 운영
스타트업파크는 시외버스 환승센터로 건립됐으나 법적 소송으로 수년간 사용이 중단된 기존 투모로우시티를 리모델링했다. 인스타I,Ⅱ,Ⅲ 3개동으로 구성됐으며 부지 2만9413㎡(축구장 4개 크기), 연면적 4만8898㎡에 달하는 규모다.
인스타I은 공공주도형으로 인천시(인천테크노파크)가 연간 89억원을 지원해 운영하고 최대 4년간 입주가 가능하다. 인스타Ⅱ는 민간주도형으로 신한금융·셀트리온이 운영하고 매년 30억원과 연구시설 등 현물 49억원을 지원한다. 전용펀드 500억원이 조성돼 있다. 인큐베이팅 업체는 1년간 입주가 가능하다.
인스타Ⅲ는 스타트업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현재 준비 중이다.
인스타I,Ⅱ는 사무실 60여개, 오픈공간 150여개, 회의실 40여개를 갖추고 있으며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실증지랩, 다목적홀, 코칭룸과 교육실, 화상회의실, 스튜디오, 협업 라운지, 휴게 라운지, 수면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스타I은 6층 건물에 IT·BT·AI 분야의 스타트업 40개사가 입주했다. 인스타Ⅱ는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3개층에 바이오·부동산정보·여행정보·애견정보 등 다양한 분야의 37개사가 입주해 있다. 스타트업파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존과 애플 등 유명 IT 회사 내부를 보는 것처럼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휴게 공간이다. '이렇게 꾸며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 하는게 아니라 노는 것처럼 일을 할 수 있도록 꾸며놨다고 할까. 업무시설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임에 틀림없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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