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투기 방지대책에 "취지 공감, 공무원 불신 덜었으면"

뉴스1       2021.03.29 18:44   수정 : 2021.03.29 18:44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부패 청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21.3.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세종·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한종수 기자,김희준 기자,장지훈 기자,허고운 기자 =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사태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공직사회는 대체로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잠재적 범죄자로 찍히는 불편함과 행정력 낭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감지되지만 이번 대책을 계기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 부문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길 바란다는 의견이 좀 더 많았다.

정부는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긴급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개최한 뒤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과 범부처 대응 방안 등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Δ부동산 투기·부패 발본색원 Δ부동산 관련 공공기관 환골탈태 Δ부동산 정책 신뢰회복 등의 목표 하에 예방·적발·처벌·환수 등 전 단계에 걸친 투기근절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대 과제를 제시했다. 모든 공직자의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고 LH 전 직원의 부동산 신규취득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며, 적발시 형사 처벌의 강화와 함께 부당 이득의 3~5배를 환수하는 등의 내용이 중심이다.

공직 사회는 대체로 공감한다는 입장이었다.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은 "공직자의 청렴과 재산에 대한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것은 과하지 않다"면서 "이미 국세청·관세청·감사원 소속 공무원이나 회계, 토목 직군 등에 종사하는 7급 이상 공무원들이 재산등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 소속 공무원 역시 "투기를 하지 않는 일반적인 공무원들의 경우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공직자의 마음가짐 등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도 "이미 과장급 이상의 직책에서는 관련 투기 여부를 인사 검증 받고 있다"면서 "재산 공개 대상이 확대되어도 물려받은 재산이 아니라면 문제될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의 공무원도 "우리나라가 대체로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환수 금액이 3~5배 정도라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고 작동되기까지의 과정이 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 대책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주로 대책의 실효성과 효율성, 과잉 규제 등에 대한 지적이 많았고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당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행안부 소속의 공무원은 "부당이득을 취득한 공무원을 엄벌하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잘 가려서 처벌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급 적용 이야기가 나오는데, 재산권에 대해 소급 적용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행위 당시 법률에 맞게 취득했는데도 소급적용으로 '불법'이 된다면 난감할 것"이라며 "특히 공직자에 대해서만 그렇게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교육부 소속의 다른 공무원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면서 "부모님 재산까지도 다 들여다봐야하고, 만에 하나 잘못되면 그 책임은 공무원이 지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용부 소속의 또 다른 공무원도 "현재의 고위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의무 등록을 모든 공무원에게 적용한다면 행정력 낭비 등의 부작용이 심할 수 있다"면서 "공무원들이 입직할 때 '개인정보 공개 동의'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해 투기 의혹 등 문제 발생시 세무당국이나 금융당국 등 관계당국에서 개인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낫다고본다"고 말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은 "재산 공개를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공직사회 집단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감시하겠다는 것으로 느껴져 불편하다"면서 "강력한 대책을 만드는 것에 동의하지만 좀 더 심사숙고해서 불만, 부작용이 없는 대책을 세우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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