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도 안되는 백신 접종률…K자형 양극화 심화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1.04.19 14:43
수정 : 2021.04.19 1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어지면서 경제 회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선진국 경기 호조로 수출 기업의 이익은 늘고 있지만 자영업자 등 내수 경기는 여전히 폐업위기에 처해있어 K자형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평균보다 낮은 백신 접종률
이는 전 국민 수(5200만명) 대비 약 2.91%에 불과한 수치다.
백신 접종률은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이스라엘은 61%, 영국은 55%, 칠레는 37.3%, 미국은 33%의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평균(5.6%), 아시아 국가 평균(3.1%)보다도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낮다. 남미의 페루(2.75%), 말레이시아(2.56%)와 유사한 수준이다.
백신 접종률 차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의 경제 성장을 이끌 국가로 미국을 지목했다. IMF는 지난 6일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4%로 지난 1월 전망치(5.1%)보다 1.3%포인트 올렸다. 세계 2위 백신 접종국인 영국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3%에 달했다. 이에반해 한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타격이 큰 유로존(4.4%)과 신흥개도국(6.7%)보다도 낮았다.
이스라엘과 영국 등 백신 접종국은 봉쇄조치를 완화하고 상점과 식당을 개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요원하다 지난 2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이 완화됐지만,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식당 영업이 밤 10시까지만 허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잔자수가 500명대로 올라선 이달초부터는 수도권 지역의 유흥업소 영업이 다시 정지됐다.
■"뒤늦은 백신 접종, 경제적 대가 치른다"
전세계적인 백신 빈부격차가 국내 경제의 빈부격차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선진국 중심으로 내수 회복으로 수출 경기가 반등해 대기업 이익은 늘어지만 자영업자 등 내수 기반 경기가 감소해 K자형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24.9% 증가했음에도 상장사 4개 중 1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여행업, 서비스업은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K자형 양극화는 가계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분배지표인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를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가 소득 하위 20% 대비 4.72배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2019년 동기(4.64배) 대비 0.08포인트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늦은 백신 접종으로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백신 접종 속도에 따라 우리 경제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백신 접종에 뒤처지면서 경제적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부양책이 끌어올릴 수 있는 성장률은 한계가 있다. 결국 백신 보급이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이 될 수 있다"며 "백신 접종률 속도가 늦어질 경우 경제 회복의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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