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인사" vs "전문가"...정치권 '기모란' 공방전 가열

파이낸셜뉴스       2021.04.20 05:35   수정 : 2021.04.20 05: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와대가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한 것을 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했다. 기 기획관의 ‘전문성’, 청와대의 ‘코드 인사’, 질병관리청과의 ‘업무 중복’ 등이 쟁점이 됐다. 2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기 기획관의 중립성과 전문성 문제였다.

기 기획관은 그동안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50여 차례 출연해 “백신 구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우리가 방역 세계 1등” 같은 발언을 해왔다.

야당은 “방역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사람에게 방역 총괄을 맡기냐”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기 기획관은 백신이 급하지 않다고 얘기하더니 지금 상황이 어떤가”라며 “일부 외신에서는 우리나라가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6년 이상 걸릴 거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은 ‘당시 기준으로 보면 기 기획관의 주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다. 홍영표 의원도 라디오에서 “그 당시엔 백신 개발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다”고 했다.

코드 인사 논란도 계속됐다. 기 기획관의 남편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야당에선 “친정권 인사에게 방역 총괄을 시키면 어떻게 국민들이 믿고 정부 정책을 따르겠냐”고 했다. 국민의당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 울화를 가라앉히고 신뢰를 회복하기보다는 그간 정권에 봉사하며 욕먹은 분들에 대한 보은이 더 중요했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민주당 의원은 “기 기획관은 의사 출신으로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의협에서 공격받을 정도”라며 “내가 본 전문가 중 가장 객관적이며,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이번 인사에서 신설된 자리다. 의료계와 야당에선 질병관리청 중심의 기존 코로나 업무 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런 식의 정치 방역 인사를 하게 되면 옥상옥(屋上屋) 등 중복 측면이 강화되고 갈등만 생겨 훨씬 나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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