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10%면 대선 이긴다…달라진 국민의힘, 호남 구애 '진정성'
뉴스1
2021.05.17 17:04
수정 : 2021.05.17 17:29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영남권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힘이 보수정당 전통적인 약세 지역인 호남과 간극을 조금씩 좁히면서 달라진 '5·18 정국'을 경험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 확장을 통한 정권교체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첫 지방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한데 이어 5·18 추모제에 보수정당으로는 처음으로 초청을 받으면서 이른바 '서진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행사에서 유족들의 고함과 반발을 예견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유족들은 두 의원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특히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잘 왔다. 5·18을 잘 부탁한다.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셔서 고맙고 이제 역사가 발전할 것"이라며 추모식에 같이 초청을 받은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의 손을 감싸 쥐기도 했다.
같은 날 광주를 찾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호남은 진보, 영남은 보수라는 구분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은 개혁 보수의 길을 가면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인 민주와 공화의 가치를 지켜나갈 때 호남에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서 호남에 구애의 손짓을 보낸 것이다.
국민의힘은 당명을 바꾼 뒤 선거에서 득표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영남당'을 벗어나 취약 지역과 계층의 지지를 고루 얻는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주력했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임기 중 세 차례나 광주를 찾았고 특히 지난해 8월19일엔 5·18 묘역 앞에 무릎을 꿇었다. 보수정당 대표가 5·18 민주묘지에 무릎을 꿇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지난 7일 취임 후 첫 외부 행보로 광주를 찾아 "친(親)호남을 떠나서 핵(核)호남이 돼야 한다"며 친호남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 국민의힘에 대한 호남의 지지도는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광주·전라지역에서 평균 4%에 그쳤었다.
그러나 지난 10~12일 5월2주차 조사에서는 광주·전라 지지율 8%로 상승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호남에 대한 구애가 일시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순히 '영남당' 이미지를 벗고 전국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넘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호남 민심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도로 영남당'이미지로는 국민의힘 지지율 확장에 한계가 있는 점을 극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굳이 호남을 콕 찍어 홀대하고 무관심한 것이 (국민의힘 입장에서)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역대 대선을 보면 호남에서 득표율이 당락을 좌우했다는 점도 드러난다. 보수정당이 정권을 잡았던 대선에서 호남 지역 득표율을 보면 10%를 웃돌거나 적어도 10% 안팎의 지지를 받았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Δ광주 8.59% Δ전남 9.22% Δ전북 9.04%, 박근혜 전 대통령은 Δ광주 7.76% Δ전남 10.00% Δ전북 13.22%였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패했던 홍준표 당시 후보는 Δ광주 1.55% Δ전남 2.45% Δ전북 3.34%에 그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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