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절반 9억 넘는데 "재산세 찔끔 깎아 집값 잡히겠나"

파이낸셜뉴스       2021.05.20 18:36   수정 : 2021.05.20 18:36기사원문
집 있어도, 없어도 '불만'
공시가 거침없이 올려놓고선 1주택 실거주자들 "쇼하냐"
2030 무주택자들도 부글부글 "매물 풀려야 집값 떨어지는데"

당정이 4·7 재보궐선거 이후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재산세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완화를 기대했던 주택보유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세제에서 재산세 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재산세 감면기준 상향조정이 현재 급등한 집값 안정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공시가 급등으로 부동산세 폭탄을 맞은 실거주자들은 "혹시나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기대했는데 국민을 우롱한 것이냐"며 격앙하고 있다.

2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이날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은 전체회의를 열고 재산세 감면 상한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한다. 이와 관련, 여당은 정부와도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그러나 다음달 1일 종부세 과세기준 결정을 앞두고 종부세 과세기준 9억원→12억원 상향과 양도세 중과 완화 등을 기대했던 주택보유자들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이들은 "실효성 없는 재산세 완화는 '눈가리고 아웅식'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은퇴한 1주택 실거주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 중인 70대 이모씨는 "20년 넘게 한집에 살았는데 집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재산세에 종부세까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평생 직장 다니면서 성실히 세금 내면서 살았던 국민들의 노후를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4년 새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5억원가량 뛴 상황에서 재산세 감면 상한기준 조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7년 3월 처음 6억원을 돌파한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4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또 서울 내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도 2017년 21.9%에서 올해 51.9%로 늘어난 상황이다. 공시가 기준으로도 종부세 대상인 전국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2017년 8만9711호에서 올해 51만4461호로 5.7배가량 늘었다.

서울 도봉구에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한 40대 박모씨는 "서울 집값 절반 이상이 9억원이 넘는 시대에 내 집 마련에 노력했던 국민들을 현 정부는 투기꾼 취급하고 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집값은 재산세 감면 완화 금액인 3억원 이상 더 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여당의 규제완화 결정에 2030 무주택자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규제완화로 부동산값 안정을 기대했던 무주택자들은 이번 재산세 감면기준 조정이 집값 하락에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직장인 심모씨는 "재산세보다는 양도소득세 조정이 없다면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집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왜곡시킨 규제를 한꺼번에 풀지 않고 보여주기식으로 미세 조정한다면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재산세 완화가 일부 주택보유자의 세부담 완화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시장 안정이라는 부동산정책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저가 주택보유자들의 재산세 감면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집값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는 영향을 주기가 어렵다"며 "집값 하락 효과를 위해선 양도세와 대출 규제 완화가 함께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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