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 부족 車→제조업, 내년 1분기까지 해결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2021.05.31 15:49   수정 : 2021.05.31 15:49기사원문
- 中자동차공업협회 당초 올해 4·4분기부터 완화 예상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자동차 산업에서 제조업 전체로 확산됐으며 2022년 1·4분기까지는 이 같은 반도체 공백이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3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부터 중국 내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시작된 이후 자동차 제조업체는 반도체 공급을 위한 특별팀을 잇따라 신설했다. 자동차 업체가 반도체 제조사와 직접 연결하지 않고 공급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그동안의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공급 부족을 가중시켰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직원들에게 의무 휴가를 주는 업체도 나왔다.

중국 반도체 체인망의 국산화 필요성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중국 내 반도체 장비 업계는 지난해 5월부터 미국 기술을 유럽과 일본 기술로 대체하는 등 미국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반도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중국 자동차 생산에서 이 같은 반도체 부족 현상은 당초 예상과 달리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4·4분기에는 이러한 악조건이 완화될 것으로 당초 예상했지만, 내년 1·4분기까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다 비관적으로 다시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차량의 모든 전자제어장치(ECU)의 필수 구성요소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다. MCU는 CPU나 GPU 칩보다는 프로세스 요구사항이 낮지만 엔진, 에어백, 장금방지 제동 시스템, 고급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필수 부품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 한 임원은 “차량에는 수백개의 MCU 칩이 장착돼 있고 하나의 칩이 부족하면 전체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지난해 5G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라는 두 가지 주요 소비자 제품의 급속한 개발은 반도체 칩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중국 스마트폰의 5G 보급률은 2019년 3%에 불과했으나 2020년엔 25%로 대폭 늘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도 칩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

차이신은 유럽 싱크탱크 전문가를 인용, 반도체 칩 부족은 자동차 산업에서 확장돼 제조 산업 전체를 휩쓸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과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 반도체 공급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추정에 따르면 오는 2024년까지 전 세계에 최소 38개의 새로운 12인치 웨이퍼 팹(생산시설)이 생기며 절반은 중국 본토와 대마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12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은 세계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반면 일본과 미국은 각각 12%, 1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향후 3년 안에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레노보의 양위앤칭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분기 실적 보고에 참석해 이례적인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수많은 업종의 생산을 짓누르고 있으며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까지도 이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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