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에서 보는 오리지널 콘텐츠 뛰어난 접근성으로 누적 8억뷰
파이낸셜뉴스
2021.05.31 18:37
수정 : 2021.05.31 19:36기사원문
토종 OTT 넷플릭스를 넘어서
<3> 신종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카카오TV 정체성은 미디어
3년 내 240여편 제작 계획
재미있는 동영상 콘텐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카카오TV 열어보는
습관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
기존의 16:9 화면을 옆으로 세운 듯한 세로 화면. 다른 이들이 자신들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를 크게 보려면 손을 틀어야 한다고 할 때 이들은 스마트폰을 든 소비자에 맞춰 자신들의 동영상을 90도 꺾어 만들었다.
익숙했던 프레임을 비틀어 새로운 구도의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가운데 웃음짓고 눈물짓게 하기 위해 20여분짜리 드라마를 만들었다.
■'모바일 퍼스트 미디어' 카카오TV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카카오TV는 남다른 방식으로 콘텐츠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의 독자적인 웹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OTT를 넘어서 모바일을 가장 중심에 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톡에서 보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카카오TV는 다른 영상 플랫폼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열어보는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탭 몇 번만 하면 만날 수 있다. 이런 접근성으로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는 론칭 3개월만인 지난해 11월말 누적 조회수 1억뷰를 기록했고 지난 1월말 2억뷰를 돌파한데 이어 5월 중순 8억뷰를 넘어섰다. 카카오TV 평균 주간 조회수는 3300만뷰다.
신 본부장은 "모바일 퍼스트로 제작되는 콘텐츠 시장은 아직 세상에 없다는 점에서 산업적으로도 유의미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카카오가 가진 메인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이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동영상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모바일 유저의 사용 패턴 등을 고려하면 25분 내외의 미드폼(mid-form) 콘텐츠가 주효하다고 보고 이를 중심으로 '웰메이드 미드폼' 예능과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또 한가지 우리는 카카오TV의 정체성을 '미디어'라고 생각했다"며 "과거 지상파 방송이 강력한 미디어력을 가질 수 있었던 요인은 누구나 무료로, 언제든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 생각했기에 카카오TV 또한 무료에 기반한 서비스로 시작해 이 분야에서 새로운 미디어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것이 카카오TV의 차별화 방식이자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3년 내 오리지널 콘텐츠 240여편 제작..IP확보에 사활
새로운 미디어로서 카카오TV는 출범부터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한 IP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출범 당시 3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자해 240편의 영상 콘텐츠를 기획·제작할 계획을 밝혔고, 출범부터 최근까지 오리지널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X', '연애혁명', '며느라기', 예능 '야인 이즈 백', '개미는 오늘도 뚠뚠', '톡이나 할까' 등 35편의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했다. 카카오TV는 올해 총 55개의 타이틀을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또 올 하반기에는 드라마 '우수무당 가두심'과 '커피 한 잔 할까요?'를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TV는 지난 5월 27일 영상 스트리밍 기술업체 아이앤아이소프트를 인수하며 OTT 플랫폼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
신 본부장은 "우리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새로운 포맷과 유행을 만들내며 하나의 모멘텀이 생긴 것 같다"며 "카카오가 가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고 이제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카카오TV의 다음 단계는 뭘까? 신 본부장은 "이제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재미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고 카카오TV까지 열어볼 수 있도록 습관 형성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TV 자체 브랜딩 캠페인이 지난 5월 시작됐다. 신 본부장은 "브랜딩 캠페인을 통해 올 하반기 안에 카카오TV 시청 습관이 형성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진출은 사업 동력이자 숙제..해외 웹툰 플랫폼 통해 접근
신 본부장은 또한 카카오TV의 해외 진출이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자 숙제라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우리가 가진 IP 콘텐츠와 더불어 플랫폼의 영역이 있는데 IP 콘텐츠의 경우 해외 플랫폼과의 제휴 및 라이선싱을 통해 내보낼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플랫폼 서비스라 생각한다"며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강력한 1위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초 전격적으로 이뤄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은 카카오TV가 가야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신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과를 내는 국내 플랫폼은 '웹툰'"이라며 "북미시장에서 인수가 확정된 '타파스'나 '래디쉬' 등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같이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 내에 있는 음악사업 부문과 연계해 K팝과 카카오TV 콘텐츠를 연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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