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대용량 맥주도 투명병에 나올까…난감한 오비맥주
뉴시스
2021.06.02 10:42
수정 : 2021.06.02 10:42기사원문
올 3월 리뉴얼 올 뉴 카스 투명병과 갈색 페트병 제품으로 판매 중 "올 뉴 카스 투명 페트병으로 출시할 수 있지만…아직은 계획 없어" 주류업계 "최대 1년까지 판매되는 맥주 품질 유지하기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투명 페트병에 담긴 '올 뉴 카스'(All New Cass)를 볼 수 있을까.
오비맥주는 지난 3월 1994년 출시돼 국내 맥주시장에서 10여년간 왕좌를 지켜온 카스를 리뉴얼하며 투명병을 도입했다. 하지만 대용량 제품은 예전과 동일하게 갈색 페트병을 사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병 제품에 비해 페트 제품의 경우 유통·판매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투명 페트병을 사용해 올 뉴 카스가 환경을 보호하는데 앞장 선 최초의 맥주 대용량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수도 있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2019년 12월25일 이후 국내에서 생산·수입되는 생수와 음료수병의 유색 사용을 금지했다.
페트병은 재활용 과정에서 섬유나 솜, 내장재 등으로 만들 수 있는데 유색 페트병의 경우 활용도가 한정되기 때문에 사용을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지난해 개정안에 따라 페트 소주는 물론 음료 등은 투명한 페트병으로 교체를 완료했다.
맥주의 경우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적인 사항으로 남겨놓기로 했다. 당시 환경부는 '투명한 페트병에 맥주를 담을 경우 제품이 직사광선에 노출 돼 품질 유지가 쉽지 않다'는 주류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2024년까지 유예했다.
약 4~5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주류업계가 갈색 페트병을 대형 캔 또는 병으로 대체하거나 투명 페트병에 담아도 품질이 유지되는 제품 등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환경부와 주류업계가 큰 틀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이로써 갈색 페트병에 담긴 맥주 판매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올 초 오비맥주가 카스에 투명병을 도입했다. 이후 갈색 페트병 사용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유희문 오비맥주 마케팅 네셔널브랜드 부사장은 '올 뉴 카스' 공개 행사장에서 투명병을 사용했을 때 유통과정에서 제품 품질이 변하지 않는가에 대해 '전혀 문제없다'고 밝혔다. 유 부사장은 "투명병을 사용하면서도 안정된 맛을 내기 위해 정제된 맥아를 사용하는 등 밸런싱을 강화했다"며 "이를 통해 투명병에서도 안정적이고 신선한 맛을 구현했다. 병이 바뀐다고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전혀없다"고 말했다.
이후 투명병을 도입한 오비맥주 카스의 새로운 도전은 주류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하지만 한편에선 환경 보호를 위해서라도 투명 페트병 제품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는 또 다른 논란이 생겼다.
이전에 환경부와 논의할 때 기술의 한계로 투명 페트병 도입을 망설였지만 올 뉴 카스가 출시된 이후 투명 페트병을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도 도입하지 않는 것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행보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투명병에 담긴 카스를 출시했으면서도 대용량 맥주는 갈색 페트병에 담아 판매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기 애매모호한 상황이 발생했다.
오비맥주는 일단 카스 투명 페트병 도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 뉴 카스는 대용량 투명 페트병으로 출시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아직 도입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카스 투명 페트병 출시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분위기다. 투명병으로 출시된 올 뉴 카스가 유통·판매되는 과정에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검증 작업이 더 이뤄져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의 경우 유통·판매되는 기간이 1년 가량 지속될 가능성도 있는데 투명 페트병에 담긴 맥주가 이 기간동안 직사광선에 노출되더라도 정상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지 여부는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맥주업체들도 투명 페트병을 도입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생산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팔릴때까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며 "이런 이유로 투명 페트병 도입을 주류업계 전체가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오비맥주가 투명 페트병을 도입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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