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머선 129?”
파이낸셜뉴스
2021.06.08 19:59
수정 : 2021.06.08 19:59기사원문
이제는 기업 경영은 물론 투자업계에서도 ESG 투자나 ESG 펀드가 확산되고 금융기관도 ESG 대출을 늘리는 등 경영, 투자, 금융 전반에 ESG가 대세이다. 이 과정에서 ESG의 지수화도 논의되고 있어 기업들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ESG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해외 수출은 물론 국내 영업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대출이나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는 등 경영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특히 인적·재무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관심도가 대단히 커지고 있는 반면, 역량 면에서나 구조적으로 대응책에 대한 근심도 커지고 있다. 요즘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면 자주 하는 질문이 "ESG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하나"와 같은 기본적인 것과 함께 "ESG는 대기업에 해당되고 중소기업에는 안 맞지 않은가" "중소기업은 가족기업이 많은데 ESG 경영이 어렵지 않나" 등 부정적 질문이 주를 이룬다.
환경(E) 측면에서는 제품설계 단계부터 에너지·자원 절감과 환경 영향을 고려하고 에너지·환경 기술을 개발하며 전 직원이 솔선수범하는 에너지 절감으로 탄소중립과 수익성 확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사회(S) 측면에서도 사회문제 해결과 함께 건강, 행복, 편리, 안전 등 사회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 실현을 중심으로 기업의 목표 및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함으로써 고객 감동을 통한 수익성 확대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즉,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자기 전문분야에서 ESG 경영을 잘할 수 있다. 많은 대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ESG 전담팀을 통한 ESG 경영보다 중소기업이 잘할 수 있는 전 직원 참여의 ESG 경영이 더 중요하다.
가족기업은 ESG 경영이 어렵다는 가설은 ESG의 지배구조(G)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다. 여기서 지배구조란 소유 측면의 지배구조만이 아니라 성·나이·인종 등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다양한 측면의 지배구조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오너가 절대다수 지분을 가진 가족기업도 소유 측면에서 이사회 활성화나 감사기능 강화로 직원이나 고객의 요구를 무시하는 오너 전횡적 경영을 방지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지향하면 우수한 ESG 기업이 될 수 있다. 소유·성·나이·인종 등 다양한 지배구조 혁신으로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의 동시 추구가 가능해진다.
현재 추진 중인 한국형 ESG지수 개발은 이런 ESG의 기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반이 돼야 한다. 중소기업이나 가족기업도 우수한 ESG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합리적 ESG지수 개발을 기대한다.
주영섭 고려대 공학대학원 특임교수 전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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