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쉽다" 對 스가 총리 "정상회담 할 상황 아냐"

      2021.06.14 13:47   수정 : 2021.06.14 14:04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불발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할) 환경이 아니다"고 밝혀, 대화를 둘러싼 두 정상 간 인식차를 극명히 드러냈다.

스가 총리는 14일 영국 콘월에서 주요7개국(G7)정상회의가 폐막 후 일본 총리관저의 동행 기자단에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 스가 총리는 한·일 정상 간 만남에 대해 "국가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정상회담을 할)환경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화의 전제 조건을 언급한 것으로, 한국 정부가 징용·위안부 배상 판결에 대해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이 징용 및 위안부 등 문제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며 "한국 측이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스가 총리는 이번 G7정상회의 행사장에서 문 대통령과 짧게 대면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같은 회의장에서 인사하러 와서 (자신도)실례가 되지 않게 인사했다"고 설명했다.



양측 간 대면은 12일(현지시간) G7확대정상회의 시작 전과 만찬 행사에서 이뤄졌다. 두 번 모두 문 대통령이 먼저 스가 총리에게 다가가 짧은 인사를 나눴다. 당일 두 번째 만남인 만찬장에서는 문 대통령이 옆에 있던 김정숙 여사와 함께 스가 총리 부부에게 다가가 약 1분간 인사를 했다. 스가 총리는 이후 부인 마리코 여사를 그 자리에 둔 채 혼자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일본 민영방송의 카메라에 잡혔다. 문 대통령과 대면 시간이 길어질 것을 꺼려, 황급히 자리를 뜬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위터에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 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G7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결국 약식 회담도 열리지 못한 채 간단한 인사 정도만 나눴다. 이에 대해 이날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외교 당국이 지난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기간 약식 정상회담을 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였으나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본 측이 한국의 동해 영토 수호훈련을 이유로 회담을 취소한 것으로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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