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능력주의, 승자에게 뻐김·오만만 안길 뿐” 이준석 때렸나

파이낸셜뉴스       2021.06.16 10:54   수정 : 2021.06.16 10:54기사원문
고 의원 “패자에게 굴욕과 분노..승자들 성공 지나치게 뻐겨”
앞서 이준석 “과학고·하버드대 진학..완벽하게 공정한 경쟁”

[파이낸셜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능력주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개인의 능력을 기준으로 사회적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가 언뜻 공정해보이지만, 그 이면에 놓인 배경, 행운, 우연 등 제반 사항들이 무시되는 허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고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 사진을 첨부하고 책에 담긴 문장들을 소개했다.

고 의원은 “능력주의 윤리는 승자들을 오만으로, 패자들은 굴욕과 분노로 몰아간다. 능력주의적 오만은 승자들이 자기 성공을 지나치게 뻐기는 한편 그 버팀목이 된 우연과 타고난 행운은 잊는 경향을 반영한다”는 글을 공유했다.

이어 그는 “민주 정치가 다시 힘을 내도록 하려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보다 건실한 정치 담론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우리 공통의 일상을 구성하는 사회적 연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능력주의를 진지하게 재검토함으로써 가능하다”는 문장도 전했다.

고 의원 글은 여기서 매듭지어 졌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능력주의를 기치로 내거는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줄곧 공정 담론과 능력주의를 등치시켜왔다. 대표적인 게 “저는 서울 목동에서 자랐다. 대부분 친구들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다. 중학생 700명이 등수를 다퉜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과학고에 진학했고, 미국 하버드대에 합격했다. 지금 생각하면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이라는 그의 발언이다.

또 이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부터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우리 당 공천을 받으려면 기초적인 자료해석·표현·컴퓨터활용 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며 기초적인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공직에 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할당제 폐지, 토론 배틀 채용 등도 그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철학에 날을 세운 건 비단 고 의원만이 아니었다. 앞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저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20대에 판사가 됐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학위를 받았다.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 발령도 받았다.
그러나 제가 공정한 경쟁으로 승자가 됐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가 “경쟁이란 이미 ‘있는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것”이라며 능력주의는 공정과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12일 신복지 서울포럼 강연에서 “제1야당 대표가 되신 분이 능력대로 경쟁하자고 하는데 그것만으로 세상이 이뤄지면 격차는 한 없이 벌어질 것”이라고 한계를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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