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획·부수어획, 상업적 어업의 횡포
뉴스1
2021.07.01 07:31
수정 : 2021.07.01 07:31기사원문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 환경활동가들의 중론이다. 이같은 난제를 두고 뉴스1은 FFF한국지부인 청소년기후행동과와 해양환경 보존 활동 단체 시셰퍼드코리아와 함께 릴레이 토론을 펼쳤다.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경우 결국에는 대멸종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양생태계의 현주소와 대안에 대해 총3회에 걸쳐 짚어본다.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해양환경 위기와 관련해 남획(자원량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수산물을 많이 잡는 일)과 부수어획(목표 어종 외 부수적으로 어획되는 일)에 대한 문제도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바다에 쓰레기를 1g도 흘러들게 하지 않도록 한다 해도 해양생태계는 파괴될 것으로 예견, 그 원인 중 하나를 '어업의 완전한 상업화'를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업어업으로 인해 멸종위기 종들이 늘고 있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수산물을 잡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볼 것이 아니라, 그만큼 소비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셰퍼드 코리아(이하 시셰퍼드)와 청소년기후행동(이하 청기행) 소속 환경활동가들은 우리가 바다를 살리기 위해 수산물 소비를 줄이느냐, 해양생태계를 파괴한 뒤 어쩔수 없이 수산물을 못 먹게 되느냐의 문제를 고민할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시셰퍼드 김선영씨는 현재의 어업 산업이 뿌리부터 잘못됐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전세계 어류소비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계화된 트롤어선이 어머어마한 크기의 어망으로 바다를 싹쓸이 해야만 공급량에 대응할 수 있다"며 "결국에는 어류소비량을 줄이는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필요한 조치다"고 말했다.
김선영씨는 "일각에서는 '사람들이 생선을 얼마나 많이 먹겠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한국의 수산물 소비량이 주요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최근에 나왔다"며 "지금 상태에서 수산물을 먹지 말아야 된다는 것은 과장된 주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시셰퍼드 박현선씨는 "무조건 생선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수산업이 지속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산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과학자들에 의해 몇십년 안에는 해양생물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온 지금의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양과 방식으로 수산업이 지속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기행 윤현정씨는 물살이(바닷속에서 살고 있는 생물)와 우리와 관계를 통해 바다생태계의 위기 문제를 제기했다. 윤현정씨는 "물살이와 우리는 아주 잘못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방적으로 인간이 착취하고, 그 이익은 인간이 가져가면서도 피해는 또 인간 모두가 나눠지고 있다"며 "우리가 더이상은 이대로의 시스템(상업어획)을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덧붙여 "바다를 보존하기 위한 해결책은 너무 뻔하다.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의 것은 이 시스템을 멈추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청기행 김서경씨는 "어획을 하지 말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 뚜렷한 대안이 있나, 우리가 단순히 안된다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부수어획의 문제도 제기했다. 시셰퍼드 박현선씨는 "작은 어종의 경우 트롤어선으로 축구장 60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그물을 이용해 한번에 쓸어담기 때문에 원하는 어종만 잡는게 불가능하다"며 "현재 부수어획으로 너무나 많은 바다생물들이 죽어가지만 특별한 대안은 없다"고 전했다.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전세계 바다 30%에 조업금지구역인 '노테이크존'을 설정하기로 결정,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리정부도 이에 동참했지만, 현재까지 정해진 조업금지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2.46%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박현선씨는 "우리나라가 과연 2030년까지 30%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상업 어업이라는 것은 대량으로 해양생물을 착취하고 살해하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시스템인데, 이러한 것들이 지금까지 당연하게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하면 바꿀 수 없다. 이제는 우리가 잘못됐다는 것을 아는 수준은 됐다"며 "지금처럼 누리던 것을 이것보다 더 누리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금 만큼 유지한다고 생각해도 곧 멸망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시세피드 김선영씨는 "상업적 어업 관행 자체가 어업도구들을 그대로 바다에 버리고 나오는 것이 관행인데, 고래를 비롯한 많은 해양동물이 폐어구에 걸려 질식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업적 어업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파악해서 잘못된 관행은 고치고 없애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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