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전세대출 받아 월세 벗어났지만 부채만 늘었어요”

파이낸셜뉴스       2021.07.11 17:54   수정 : 2021.07.11 17:54기사원문
저축보다 빚청산이 먼저, 마이너스통장부터 없애야

A씨(28)는 6개월 전 월세에서 벗어나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아직 사회생활 2년차라 급여가 풍족하진 않지만 4대보험이 적용되는 안정적인 회사여서 원리금을 문제없이 갚아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전세대출을 받았다.

다만 모아둔 돈이 없어 대출을 받아야 했고 자금이 부족해 신용대출까지 끌어왔다.

금리가 낮아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축은커녕 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쓴 상태다. 이사 후 집을 꾸미느라 카드결제를 많이 한 게 후회된다. 지출을 줄여 저축할 수 있는 재무계획을 세우는 게 목표다.

A씨의 세후 월 소득은 225만원이다. 지출은 저축 16만원과 원리금 상환 50만원, 보험료 10만원, 관리비 및 공과금 15만원, 신용카드 대금 120만~150만원 등 적게는 211만원에서 최대 241만원 사이다. 전세 전환 후에도 고정비용은 이전과 비슷한데 오히려 지출은 늘었다. 부채는 중소기업청년전세대출 1억원과 마이너스통장 2800만원, 신용대출 845만원 등 1억3645만원이다.

A씨는 월세에 대한 부담으로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로 옮겼으나 대출이 전세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생각에 언제든 상환할 수 있는 부채라고 인식했다.

막연히 월세비용이 줄었다고 착각해 소비를 줄이지 않았으며 주거 공간을 꾸미고 집들이를 빈번하게 하면서 소비가 늘어 카드할부,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로 부채가 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A씨에게 부채가 더 늘지 않고 상환해 나갈 수 있도록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소득과 지출예산, 재무목표 관리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라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채를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들인 노력에 비해 부채 상환에 쏟는 관심은 적은 경향이 있다. 세상에 안전한 부채는 없다. 대출 시점부터 비용(이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금융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주요 자산인 부동산은 재무적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히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이전보다 부채에 무뎌진 환경 속에 살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24시간 소비하며 소액 대출은 더욱 쉬워졌다"면서 "채무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부채가 온전히 자산이 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상담 결과 전세자금일지라도 빌린 금액과 이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A씨는 저축보다 부채상환에 주력하기로 했다. 부채 상환은 마이너스통장(2023년 4월까지), 신용대출(2024년 1월), 중소기업청년대출 순으로 할 계획이다. 마이너스통장은 대부분 만기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금리가 오를 수 있다. 연장 시점에 실직했거나 소득증빙이 어려운 경우 연장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용대출은 원리금상환 방식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월 30만원 상환)을 유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청년대출은 신용대출을 모두 갚은 뒤 상환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A씨는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해 지출을 줄이고 통장 쪼개기도 할 예정이다. 급여통장과 생활비통장, 연간비정기 지출을 관리할 통장을 구분해 세세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비상예비자금은 갑자기 소득이 줄거나 기타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반드시 만들도록 했다. 마이너스통장 상환 후 2024년 6월까지 1000만원가량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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