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 다니면 갑질도 참아야합니까"
파이낸셜뉴스
2021.07.15 18:04
수정 : 2021.07.15 18:35기사원문
'직장내 갑질 금지법' 시행 2년에도
5인미만 사업장 근로자 절반 "심각"
#.직장인 A씨는 업무 실수를 이유로 사장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 격분한 사장은 손에 들고 있던 컵을 깨뜨리고 책상 파티션을 발로 차는 등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사장은 A씨의 어깨를 밀면서 폭행하려 했으나 주변 직원들이 말려 상황은 종료됐다.
A씨는 이후 퇴사한 뒤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취하 요구를 받았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사업장의 규모나 고용 형태 등을 이유로 사각지대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중 절반 가량이 '직장 내 갑질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심재진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 당국이 직장 내 괴롭힘을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인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직장내 괴롭힘 문제는 누구나 지켜줘야 하고 예외도 있을 수 없는 '보편적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인 미만 사업장도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운영위원(들꽃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직장갑질119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는 응답자 329명 중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3.1%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응답자 중 52.1%가 '심각하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사각지대 사례를 살펴보면 일하는 사람의 최소 절반 이상이 법적 대응이 불가한 수준"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직장 내 갑질 예방 교육도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위원은 "오는 10월 시행되는 개정법에서 사용자 친인척 갑질에 관한 제재 조항 등을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법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며 "일터에서 인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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