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스크와 숫자 경영
파이낸셜뉴스
2021.07.22 18:55
수정 : 2021.07.22 18:55기사원문
게다가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잦은 설화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CEO 리스크이다.
CEO 리스크는 성품 리스크라고 할 정도로 CEO의 성품이 기업의 성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40대 총수로서 마그나사와 합작, 모바일사업 철수 등 취임 후 3년 동안 속도감 있고 통 큰 사업개편도 구광모 회장의 성품과 관련될 것이다. 그런데 CEO의 성품 리스크 중 가장 위험한 것이 편향된 '아집'이다.
국가 경영도 마찬가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4년의 성과는 후세가 평가하더라도, 그 4년 동안 미국은 분명 트럼프 대통령의 성품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렇게 국가 경영에 있어서 최고책임자의 리스크는 기업과 비견조차 할 수 없다. 특히 최고책임자가 편향된 아집에 빠져 있을 때 국가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럴 때 기업의 전문경영자가 그러하듯, 국가의 전문행정가들이 역할을 다 해야 한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논란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제4차까지 총 70조원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과정에서 곳간지기를 자처하는 홍남기 부총리는 홍두사미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이번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선별지원과 전 국민 지급이 맞부딪치고 있다. 특히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 국채상환을 유예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채무는 올 1차 추경 기준 965조원으로 4년 동안 305조원이 증가했다. 최근 정부가 제출한 33조원의 2차 추경안을 고려하면 연내 국가채무는 1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6일 홍 부총리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연례면담에서 2024년 한국의 국가채무비율 전망치가 58.3%에 이르는데 2025년부터 60%를 준수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 편향된 아집이 아닌, 숫자로 국가 경영을 보좌해야 할 곳간지기의 말에도 귀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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