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리튬이온전지 음극재 11억원에 기술이전
파이낸셜뉴스
2021.08.30 10:29
수정 : 2021.08.30 10:37기사원문
기술 상용화땐 전기차 주행거리 20% 향상
스마트폰용 배터리 월 3만6000대 분량 생산
전기연구원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로 월간 톤(t) 단위 이상의 실리콘·그래핀 복합체 분말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밀도로 환산하면 스마트폰용 배터리 약 3만6000대 분량 및 600㎿h 용량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건웅 박사는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은 친환경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방위산업,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고용량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향후 전기연구원은 리튬이차전지용 음극재 분야에서의 기술우위 확보를 위해 세계최고 수준의 고품질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소재 연구 역량을 확보하고, 개발 소재에 대한 생산 공정화 및 양산화 기술을 확보해 사업화 및 상용화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연구원 연구진이 주목한 소재는 '그래핀'이었다. 그래핀은 2차원 탄소나노소재로서 전도성이 매우 우수하고, 전기 화학적으로도 안정해 실리콘을 전해질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또한 그래핀 코팅층은 우수한 기계적 강도를 지닌 그물망 구조이기 때문에 실리콘의 부피 팽창에 따른 성능 감소를 억제 할 수 있다. 이 원리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실리콘과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이상적인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10년 이상 그래핀 연구에 매진해 온 연구진은 높은 결정성과 전기 전도성을 가지는 '산화·환원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를 효과적으로 분산해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고농도 페이스트 형태의 '그래핀 수계 분산 기술'까지 개발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존 리튬이차전지용 활물질 제조공정과 접목시켜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량제조 공정기술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차전지 음극에 들어갔던 실리콘의 양을 기존 5% 이내 수준에서 20%까지 증가시켜 고용량·고품질의 음극을 안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이번 기술의 최대 강점은 중소·중견 기업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가격경쟁력이다. 기존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비 값싼 마이크론(μm) 크기의 실리콘을 활용했다. 여기에 오랜 연구 노하우가 집적된 전기연구원만의 고결정성 그래핀 분산기술을 적용해 코어-쉘 구조(코어인 실리콘을 그래핀이 껍데기처럼 감싸는 구조)의 복합 음극재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연구진은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를 기반으로 한 시작품인 '파우치형 풀 셀'을 제작하고, 전기화학적 특성 검사까지 마무리했으며, 기술에 대한 국내·외 원천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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