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신드롬'…"10년전 가장 극단 상황 모은 듯, 요즘은 아니다"

뉴스1       2021.09.08 05:31   수정 : 2021.09.08 07:29기사원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자료사진) © 뉴스1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자료사진) © 뉴스1


국방부 (자료사진 © News1


[편집자주]'요즘 군대'는 우리 군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뉴스1의 연재형 코너입니다. 국방·안보 분야 다양한 주제를 밀도 있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지금까지 국방부 및 각 군에선 폭행·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는 (병사들의)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전 세계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DP'가 군내 폭력과 가혹행위 등에 대한 묘사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DP'란 '군무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t)의 약어로서 과거 헌병대라고 불렸던 군사경찰대에 소속돼 탈영한 병사 또는 간부를 잡으러 다니는 임무를 수행하는 인원을 일컫는 말이다.

DP는 민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병사라고 해도 사복 차림에 머리카락을 기르는 등 일반적인 군인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생활한다.

지금이야 병사들의 휴대전화(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돼 있지만, 과거엔 휴대전화 소지가 DP의 '특권 아닌 특권'이기도 했다.

드라마 'DP'가 관심을 불러 모은 가장 큰 이유는 20대 이상 우리나라 남성 대부분이 경험한 군 생활의 단면을 가감없이 드러냈기 때문일 거다. 원작 웹툰 'DP-개의 날'을 그린 김보통 작가도 DP 출신이라고 한다.

원작 웹툰의 경우 주인공의 계급이 '상병'인 데 반해 드라마에선 군 생활을 갓 시작한 '이병'으로 설정, 군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여성 등 일반인 시청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그러나 대다수 군 관계자들은 드라마 'DP'에 등장하는 병영 내 악습과 폐습이 "2021년 현 시점의 군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고 얘기한다. 과거(드라마 속 시대 배경은 2014년)엔 병영 내에서 유사한 사건·사고가 없지 않았지만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육군 특수전사령관 출신의 전인범 예비역 중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10~15년 전 (군기가) 가장 문란한 부대들에서나 일어날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모아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DP' 감상문을 남기기도 했다.

"군대가 바뀌었다"는 관계자들의 얘기가 사실 틀린 것만은 아니다. 예전 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법한 군부대 '부실 급식' 문제가 올해 국민적 관심사가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젠 일반 병사들도 휴대전화(스마트폰)를 소지할 수 있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군 내부의 부조리를 외부에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일각에선 "군 내부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마저 밖으로 끄집어낸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그러나 군의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안의 누군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혹은 진작에 사라졌어야 할 폐습과 악습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엔 정모 해군 일병이 선임병 등으로부터의 지속적인 구타·폭언·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 일병은 부대 간부들에게 피해 사실을 신고하기도 했지만, 가해자와의 분리 등 적절한 보호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영관급 장교는 "군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건 맞지만 그 변화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바로잡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깊숙한 곳에 내재된 문제점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아예 모르고 지나갈 때도 있다"는 얘기다.

군 조직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고립돼 있는 함정이나 격오지 부대 등의 경우 "'그들만의 문화' 같은 게 있어 변화를 제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야전부대 출신의 한 장교는 "억지로 뭔가 바꿔보려 했다간 반발심 때문에 엉뚱한 곳에서 더 큰 일이 터지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의 모든 곳이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이기까지' 무작정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사이 또 다른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적어도 병사들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지휘관 이하 간부들부터 하나라도 더 챙기고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변화만 뒤쫓아가는 게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야 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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