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이 어눌해서.." 80대 노인 구조요청 2번이나 놓친 소방관
파이낸셜뉴스
2021.09.16 07:17
수정 : 2021.09.16 07: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말처럼, 소방·경찰공무원들은 '장난 같아도 다시 듣자'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듯 하다.
80대 노인이 쓰러지며 119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소방관이 장난전화로 오인하고 제대로 접수하지 않아 7시간 넘게 노인이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상황실 직원이 구조대에 출동을 요청하지 않으면서, A씨는 다음 날 오전까지 7시간 넘에 방치되다가 가족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고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는 첫 번째 신고는 받자마자 끊어졌고, 두 번째 신고는 발음이 어눌하고 부정확해 의사 소통이 어려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A씨 자녀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청북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직무유기’란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이 글에서 A씨 자녀는 당시 A씨가 33초 간 통화에서 “여이 **동 여하이에 시비일에 시비”라고 말하고 다시 “**동 에 시비일에 시비 에 여런 아이 죽겠다(중략)”라고 한 녹취록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건강했던 아버지가 하루 아침에 병원에 누워 기저귀를 차고 식사도 코에 넣은 줄로 유동식을 드시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그 날 소방 당국이 출동만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태는 분명 아닐 것”이라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다.
충북소방본부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신고를 받은 직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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