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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이 어눌해서.." 80대 노인 구조요청 2번이나 놓친 소방관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스1 제공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말처럼, 소방·경찰공무원들은 '장난 같아도 다시 듣자'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듯 하다.

80대 노인이 쓰러지며 119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소방관이 장난전화로 오인하고 제대로 접수하지 않아 7시간 넘게 노인이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충북 충주에 혼자 사는 A씨(82)가 지난 6일 오후 11시쯤 자택에서 쓰러져 휴대전화로 119에 도움을 두 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상황실 직원이 구조대에 출동을 요청하지 않으면서, A씨는 다음 날 오전까지 7시간 넘에 방치되다가 가족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고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는 첫 번째 신고는 받자마자 끊어졌고, 두 번째 신고는 발음이 어눌하고 부정확해 의사 소통이 어려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A씨 자녀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청북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직무유기’란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이 글에서 A씨 자녀는 당시 A씨가 33초 간 통화에서 “여이 **동 여하이에 시비일에 시비”라고 말하고 다시 “**동 에 시비일에 시비 에 여런 아이 죽겠다(중략)”라고 한 녹취록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건강했던 아버지가 하루 아침에 병원에 누워 기저귀를 차고 식사도 코에 넣은 줄로 유동식을 드시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그 날 소방 당국이 출동만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태는 분명 아닐 것”이라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다.

충북소방본부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신고를 받은 직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