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압승한 날, 유동규 구속..본선 영향 줄까

      2021.10.04 06:00   수정 : 2021.10.04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압승하면서 대선 본선 직행티켓 확보가 유력시된 3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이 지사의 측근이냐 아니냐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거센 가운데, 민주당과 이재명 캠프는 일단 침묵했다. 민주당이나 이재명 캠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을 비롯해 야권에선 "꼬리가 밟혔다" "다음은 이재명 차례"라며 강도높은 비판으로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정면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대장동 논란은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의 구체적인 연결고리가 드러날지는 차치해도,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대한 대응과 관련 이슈 추가 여부에 따라 대선 정국은 출렁일 전망이다.


■침묵한 與, 이재명 겨냥한 野

민주당과 이재명 캠프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구속에 공개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이재명 캠프 핵심관계자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 구속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 전 본부장이 캠프 인사가 아닌데 우리 쪽에서 굳이 입장을 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당에서도 유 전 본부장과 연관된 부분이 없어 입장을 내기가 애매하다"고 언급, 대응하지 않는 방침을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소속 성남시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시(市) 산하기관에서 활약했으나, 캠프나 당과 연관시키에는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지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사업공동체 관계인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됐으니 이재명 지사는 어떤 교묘한 언변으로도 발을 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사업 설계를 한 배임 혐의와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런데 지난 9월14일 이 지사는 '사실 이 설계는 내가 한 것이다. 유동규는 당시에 실무자였다'고 본인 입으로 고백했다"고 설명,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와 '사업공동체'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SNS에 "드디어 대장동게이트의 꼬리가 잡혔다"며 "꼬리를 당기면 몸통이 나올 것이다. 꼬리 잡힌 이재명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실무자 유동규'가 구속되었으니 '설계자 이재명' 후보 차례"라면서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곧 '이재명 공동체'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면돌파 이재명, 본선서도 버틸까

대장동 개발 특혜가 소수에 집중되면서 촉발된 논란에 이 지사가 연관됐는지 여부가 이번 의혹의 핵심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지사는 이날 과반 압승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향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아울러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도 "측근 그룹은 아니다"라면서 "(유 전 본부장은) 거기에 못 낀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앞서 경기지역 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이라며 "검찰 휘하에 사무관 등이 부정 행위를 하면 (검찰총장이)사퇴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이후 범법행위가 밝혀져도 이 지사 자신과는 연관이 없음을 강하게 주장한 것이다.

특히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에도 경기도 국정감사에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야당과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결국 구속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수사를 비롯해 정치권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특검 추진 공방이 대선 본선에서 꾸준히 부각되겠지만, 이 지사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논란 초반, 의혹이 이 지사에 쏠렸지만 이후 국민의힘 소속이던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수령 논란으로 여론이 뒤집혔다는 점에서 이 지사는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도 적극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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