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이재명 압승한 날, 유동규 구속..본선 영향 줄까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4 06:00

수정 2021.10.04 06:00

2차 슈퍼위크서 압승한 직후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 유동규 구속
이재명, 측근 여부에 선그어
與·캠프서는 유동규 구속에 "입장 없어"
야권 맹공 속, 이재명 정면돌파 의지 피력
5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을 거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를 마친 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5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을 거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를 마친 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압승하면서 대선 본선 직행티켓 확보가 유력시된 3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이 지사의 측근이냐 아니냐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거센 가운데, 민주당과 이재명 캠프는 일단 침묵했다. 민주당이나 이재명 캠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을 비롯해 야권에선 "꼬리가 밟혔다" "다음은 이재명 차례"라며 강도높은 비판으로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정면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대장동 논란은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의 구체적인 연결고리가 드러날지는 차치해도,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대한 대응과 관련 이슈 추가 여부에 따라 대선 정국은 출렁일 전망이다.

지난 2018년 10월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동규 제8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사진=뉴스1
지난 2018년 10월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동규 제8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사진=뉴스1

■침묵한 與, 이재명 겨냥한 野

민주당과 이재명 캠프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구속에 공개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이재명 캠프 핵심관계자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 구속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 전 본부장이 캠프 인사가 아닌데 우리 쪽에서 굳이 입장을 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당에서도 유 전 본부장과 연관된 부분이 없어 입장을 내기가 애매하다"고 언급, 대응하지 않는 방침을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소속 성남시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시(市) 산하기관에서 활약했으나, 캠프나 당과 연관시키에는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지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사업공동체 관계인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됐으니 이재명 지사는 어떤 교묘한 언변으로도 발을 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사업 설계를 한 배임 혐의와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런데 지난 9월14일 이 지사는 '사실 이 설계는 내가 한 것이다. 유동규는 당시에 실무자였다'고 본인 입으로 고백했다"고 설명,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와 '사업공동체'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SNS에 "드디어 대장동게이트의 꼬리가 잡혔다"며 "꼬리를 당기면 몸통이 나올 것이다. 꼬리 잡힌 이재명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실무자 유동규'가 구속되었으니 '설계자 이재명' 후보 차례"라면서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곧 '이재명 공동체'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면돌파 이재명, 본선서도 버틸까

대장동 개발 특혜가 소수에 집중되면서 촉발된 논란에 이 지사가 연관됐는지 여부가 이번 의혹의 핵심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지사는 이날 과반 압승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향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아울러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도 "측근 그룹은 아니다"라면서 "(유 전 본부장은) 거기에 못 낀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앞서 경기지역 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이라며 "검찰 휘하에 사무관 등이 부정 행위를 하면 (검찰총장이)사퇴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이후 범법행위가 밝혀져도 이 지사 자신과는 연관이 없음을 강하게 주장한 것이다.

특히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에도 경기도 국정감사에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야당과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결국 구속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수사를 비롯해 정치권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특검 추진 공방이 대선 본선에서 꾸준히 부각되겠지만, 이 지사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논란 초반, 의혹이 이 지사에 쏠렸지만 이후 국민의힘 소속이던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수령 논란으로 여론이 뒤집혔다는 점에서 이 지사는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도 적극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