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생에 파란색, 빨간색이 무슨 상관인가"
파이낸셜뉴스
2021.10.11 18:00
수정 : 2021.10.11 17:59기사원문
실용주의적 태도 돋보여
기본시리즈 좀더 다듬길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이 지사에게 후보 지명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차점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득표율 계산방식에 이의를 제기한다. 중도탈락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표를 무효처리하지 않으면 이 지사의 득표율이 49.32%이기 때문에 결선투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송영길 대표는 11일 "우리 당은 어제 당 선관위에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경선 결과가 뒤집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지사는 10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실리주의자적 면모를 보였다. 그는 "경제, 민생에 파란색, 빨간색이 무슨 상관인가"라며 "유용하고 효율적이면 진보·보수, 좌파·우파, 박정희정책·김대중정책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채택하고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의 실용주의에 십분 공감한다. 향후 민주당 정책 역시 교조적 이념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이 지사가 대표공약인 기본정책 시리즈를 좀 더 다듬길 권한다. 기본 소득·주택·금융 시리즈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전례가 없다. 전례가 없는 정책을 펼 땐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신중함이 필수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반면교사다. 긍정적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컸다. 이 지사는 수락연설에서 "(대통령)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이 또한 현 정부가 저지른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 게 좋다. 시장을 무시하고 억지로 눌렀더니 되레 집값이 더 뛰었다.
이 지사는 내년 3월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대첩'으로 규정했다. 상대방을 적폐로 몰아붙이면 통합의 정치는 설 자리가 없다. 이 지사는 동시에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정치에서도 실용주의자적인 면모를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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