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적 태도 돋보여
기본시리즈 좀더 다듬길
기본시리즈 좀더 다듬길
차점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득표율 계산방식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재명 지사 앞에는 대장동 의혹이라는 대형 걸림돌이 놓여 있다. 검찰은 이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11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를 소환 조사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도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 지사는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에서 "사실 이 (대장동) 설계는 제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경선 TV 토론에선 "제가 부정을 하거나 1원이라도 이득을 봤다면 후보 사퇴하고 공직에서 다 사퇴하겠다"는 말도 했다. 검찰 칼끝은 결국 '설계자'를 향할 수밖에 없다. 이 지사가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이 지사는 10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실리주의자적 면모를 보였다. 그는 "경제, 민생에 파란색, 빨간색이 무슨 상관인가"라며 "유용하고 효율적이면 진보·보수, 좌파·우파, 박정희정책·김대중정책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채택하고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의 실용주의에 십분 공감한다. 향후 민주당 정책 역시 교조적 이념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이 지사가 대표공약인 기본정책 시리즈를 좀 더 다듬길 권한다. 기본 소득·주택·금융 시리즈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전례가 없다. 전례가 없는 정책을 펼 땐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신중함이 필수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반면교사다. 긍정적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컸다. 이 지사는 수락연설에서 "(대통령)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이 또한 현 정부가 저지른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 게 좋다. 시장을 무시하고 억지로 눌렀더니 되레 집값이 더 뛰었다.
이 지사는 내년 3월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대첩'으로 규정했다. 상대방을 적폐로 몰아붙이면 통합의 정치는 설 자리가 없다. 이 지사는 동시에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정치에서도 실용주의자적인 면모를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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