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교황 만남·마지막 G20 참석까지…바티칸·이탈리아 일정 마무리
뉴스1
2021.11.01 01:16
수정 : 2021.11.01 01:16기사원문
(청와대 페이스북) 2021.10.31/뉴스1
문 대통령은 로마에 도착한 이튿날인 29일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대면하는 정상들에게 지속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는 '평화외교'를 펼쳤다. 또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G20 회의에 참석해 마련된 세 개의 세션에서 모두 연설했다.
올해 참석으로 임기 5년 내내 G20 회의에 참여하게 된 문 대통령은 G20 회의를 포함, 그간 국제무대에서 친분을 쌓은 다른 정상들과 친근한 모습을 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교황 방북' 거듭 제안…文대통령 임기 말 '한반도 평화외교' 주력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 나선 첫 일정부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한 다자외교에 총력을 기울였다. 임기 말까지 대북관계에 있어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단독 면담하게 된 교황부터 G20 회의장에서 조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문 대통령은 만나는 주요 인사들에게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지속 발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독하고 방북을 재차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님께서 기회가 돼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비무장지대(DMZ)에서 철거된 폐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하면서 "다음에 꼭 한반도에서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인 30일 바이든 대통령을 조우하고 2~3분간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을 언급하며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주시고 초청을 받으시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신다"며 문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양자회담을 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정부 노력을 설명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31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만나서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언급했고 모리슨 총리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부인 김정숙 여사 역시 G20 배우자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요청하며 '내조외교'에 적극 나섰다.
김 여사는 30일 로마 콜로세움과 빌라 팜필리에서 진행된 배우자 프로그램에 함께 참석한 미국 대통령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미가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이탈리아 총리 부인 마리아 세레넬라 카펠로 여사에게는 "교황님을 만나뵙고 종전선언 지지와 평양 방문을 부탁했다"며 "드라기 총리에게도 특별히 부탁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유럽 가운데 북한과 가장 먼저 수교한 나라로 수도인 로마에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도 있다.
◇'도와야 산다'…G20 '포용적 회복' 발 맞추고 美 '공급망 회의' 참석
이번 G20 정상회의는 '사람·환경·번영'이라는 세 가지 대주제를 골자로 Δ국제경제 및 보건 Δ기후변화 및 환경 Δ지속가능 발전까지 세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위기 등으로 기존보다 선진국과 저개발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진 가운데 저개발국을 포용해 코로나19와 같은 공동 위기에 대응해야만 국제사회가 존속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른바 '포용적 회복'이다.
문 대통령도 이에 발맞춰 1·2·3세션에서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1세션에서 나라별 백신 접종의 격차를 줄여야만 결국 모두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국의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백신 접종률을 함께 높이지 않고는 방역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완전한 일상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빠르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022년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아울러 디지털세 또한 G20 정상 차원에서 추인됐다. 디지털세란 연매출이 일정 규모 이상인 다국적기업이 얻은 이익의 일부분에 대해 자국 납부와 별개로 실제 서비스가 제공·소비되는 국가에도 납부하는 세금을 뜻한다.
31일 2세션에서도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 추세인 '탄소중립'에 발을 맞추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한국의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의 탄소중립 노력에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순방지인 영국에서 열리는 COP26에 참석해 '한국은 203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발표한다.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합의(2도 이내)에서 더 강화된 것이다.
같은 날 3세션에서도 문 대통령은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의 격차를 더욱 줄여나가야만 연대와 협력의 지구촌을 만들고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G20이 보건 협력의 중심이 돼 코로나 백신의 공평한 배분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고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G20이 더 많이 헌신하고 개도국의 처지를 고려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로마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 "탄소중립에 대한 NDC 상향 조정 등 우리 위상에 걸맞게 역할을 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며 "또 우리나라의 특수한 여건상 선진국 입장과 개도국·신흥국의 입장들을 대변할 수 있는 중간자적 위치에서 주도적 역할을 많이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디지털세에 있어서도 국익을 극대화한다는 관점에서 협상을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31일) G20 회의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약해진 공급망'이 사태 종료 후 경제 회복 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 아래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촉구하는 자리이지만 한편으로는 대중(對中)견제 의미가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레비 분수서 사라진 한미정상?…文, 바이든·메르켈과 조우
G20 정상회의가 다자외교의 장인 만큼 깜짝 만남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 문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을 연이어 만나 우리측 대북 메시지가 교황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됐을지 주목됐던 가운데 30일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우연한 만남이 있었다. G20 정상회의가 열린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앞두고 만나 선 채로 2~3분간 대화를 나눈 것.
양 정상은 지난 5월 워싱턴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고 6월에는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나 환담했다. 즉 한미정상회담은 올해 5월이 마지막으로 이에 이번 G20 정상회의, COP26를 계기로 정상회담이 또 한 번 이뤄질지 주목돼 왔다. 이날 조우 외 청와대는 아직까지 따로 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청와대가 두 사람의 만남을 '회동'이라고 표현한 것과 2~3분간 대화를 나눈 것을 브리핑한 것을 두고 '너무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두 사람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소란 아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31일)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 앞에서 G20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진행한 가운데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서 '두 사람이 회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설이 돈 것. 하지만 두 인사 외에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불참 이유에 대해 "필수 참석 일정이 아닌 자율 참석 일정이라 대통령이 다음 일정인 제2세션에 집중하기 위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외 30일 단체 기념사진 촬영 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조우해 메르켈 총리로부터 독일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울라프 숄츠 현 재무장관 겸 부총리를 소개받기도 했다.
당일 오후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주최 만찬 때 문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메르켈 총리는 "차기 독일 총리 취임 후에도 좋은 양자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년째 G20 회의에 참석한데다 국제무대에서 여러 번 정상들과 접촉한 만큼 여유롭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은 교황으로부터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리토르나·ritorna)라며 환대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 당초 문 대통령과 교황 간 만남에 배석하기로 했다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무산됐던 유흥식 대주교가 30일 음성 판정으로 격리가 해제되면서 청와대 출입(순방) 기자들과 깜짝 만남을 갖는 일도 있었다.
G20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때 정상들 사이에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헌해준 의료진 등에 대해 예우 차원의 행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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