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받으려 허위 사업자 등록..전산 시차 악용해 사내·은행 중복

파이낸셜뉴스       2021.11.07 18:03   수정 : 2021.11.07 18:03기사원문
규제강화에 편법대출 '천태만상'

정부의 차주단위 DSR 규제 강화로 대출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DSR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자, 법인 대출로 눈을 돌리거나 중복 대출을 이용하는 등 각종 편법 대출이 판치고 있다.

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실제 자영업자가 아닌 개인들이 아파트나 건물 매입을 목적으로 사업자를 내고 편법 대출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자 대출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사업자는 주택 시세의 최대 90%까지 가능하다. 주택 시세가 5억원이면 4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사업자대출은 금리가 7~8%대로 높고 아파트의 경우 잔금을 치른 뒤 3개월 후부터 담보 가치가 인정된다. 하지만 자금줄이 막힌 개인들은 우선 각종 사금융을 동원해 잔금을 치르고 3개월을 버틴 뒤 사업자 대출을 융통한다.

이 3개월 동안 수수료를 받고 대출을 불법으로 알선하는 중개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가받지 않은 기관이 대출 취급 수수료를 받는 건 불법인데 다들 받고 있다"며 "불법 사금융이 자라는 틈새"라고 말했다.

또 강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도인과 매수인의 이익이 맞닿은 지점에서 변형된 형태의 사금융이 생기고 있다.

한 직장인 C씨는 매매가가 20억원인 아파트를 우선 10억원만 내고 매수했다. 매도인이 집을 팔면서 10억원에 전세를 놓는 방식이다.

이렇게 잔금을 치른 후 3개월 뒤 C씨는 전자상거래로 사업자를 내서 2금융권에서 15억원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10억원을 매도인에게 주고 심지어 5억원의 여윳돈을 챙겨 추가 투자를 알아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2금융권의 경우는 창구에서 공공연하게 사업자나 법인 대출 추천이 이뤄지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가족이나 지인 중에 법인이 있으면 공동 대표로 올려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며 "법인 대출은 별도 증빙 없이 5억원까지는 융통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산상의 시차를 이용한 중복 대출도 알음알음 발생하고 있다. 사내 대출과 일반 은행 대출을 같은 날 받으면 사실상 중복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울산에서는 같은 날 은행 3곳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이 사기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런 부작용에도 당국은 자영업자 대출인 사업자 대출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사업자는 자영업자다.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층이고 아직 코로나19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DSR 규제에서 제외한 건 당국으로선 당연한 것"이라면서 "일부 사각지대에 대한 사례 때문에 섣불리 선량한 실수요 대출자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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