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의 베트남이냐 신태용의 인니냐…스즈키컵서 한국 지도자 맞대결
뉴스1
2021.12.15 10:38
수정 : 2021.12.15 10:38기사원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15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비샨 스타디움에서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B조 3차전을 벌인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두 한국인 지도자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둘은 지난 6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만났다. 당시엔 베트남이 4-0 완승을 거뒀던 바 있다. 하지만 배경이나 흐름이 그때와는다르다.
지난 맞대결은 인도네시아가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됐던 데다 신 감독이 갓 부임했을 때 치러졌다. 이번엔 '신태용호'도 충분한 시간 훈련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신 감독 특유의 빠른 템포와 적극적 압박이 팀에 많이 녹아들었다.
물론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도 더 강해졌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라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값진 경험을 얻었다.
두 팀 모두 최근 흐름과 결과가 좋다. 베트남은 라오스를 2-0,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으며 5득점 무실점 2연승 중이다. 인도네시아도 뒤지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캄보다이를 4-2, 라오스를 5-1로 각각 꺾고 마찬가지로 2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베트남은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무실점의 안정감 있는 경기를 펼친 반면, 인도네시아는 매 경기 실점은 있지만 B조 최다 득점(9골) 기록에서 알 수 있듯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이는 한국인 지도자의 리더십과 지도력이 만든 결과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의 지도 아래 '선 수비 후 역습'의 팀 컬러가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 누구도 베트남의 골문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여우'라는 별명답게 선수들의 심리까지 조련했다. 캄보디아와의 1차전에서 큰 점수 차이로 앞선 후 안일한 자세를 보이자 "우리 선수들이 상대를 얕보더라. 이러면 좋은 팀이 될 수 없다"며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질책, 정신력을 강조했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2차전에서 후반 막판까지 득점에 성공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스즈키컵은 10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5개 팀씩 조별리그를 펼친 뒤 각 조 1위와 2위가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B조에선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말레이시아(2승1패·승점 6)가 3파전 경합 중이다. 두 팀의 상황과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맞대결에서 패하는 팀은 조 2위 경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두 감독들도 이번 경기의 중요성과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에 비해 수비에 약점이 있으니 이 부분을 공략하겠다"고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 역시 "박항서 감독님과 함께하는 베트남은 누구나 알고 있는 좋은 팀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라면서도 "반드시 승리해 4강 진출을 이루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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