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따뜻한 '메모리 겨울'...샤오미 재고 털면 봄 온다

파이낸셜뉴스       2021.12.27 15:09   수정 : 2021.12.27 15: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메모리 시장의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전망보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더 많을 것이란 분석에 점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중국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의 재고 소진 속도가 슈퍼사이클 재진입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 메모리 시잠점유율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회계 기준 2022년 1·4분기 매출이 76억8700만달러(9조14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6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이다.

특히 마이크론은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1·4분기 매출액도 전분기 대비 2.6% 하락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생산량 성장률)은 공급망 문제로 하락했으나 칩 가격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다는 게 마이크론의 설명이다. 이는 '반도체 겨울론'이란 말까지 만든 시장의 우려와는 완전히 대조적인 결과다.

마이크론은 내년 연간 PC(데스크탑+노트북+태블릿PC) 수요 증가율을 '보합(flat)'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는 개인 PC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기업 PC 수요 증가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마이크론의 전망은 한자리수 중후반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장의 전망 수준보다도 공격적이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내년 PC 수요 증가율을 보합으로 상향 조정하게 된다면 연간 전체 D램 수요 증가율 또한 기존 18%에서 19%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메모리 업체들의 D램 공급 증가율이 19%인 점을 감안할 때 D램 수급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제품(세트) 생산 개선으로 전방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는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이 원구원은 "세트 수요 전망이 조금씩 상향 조정되면서 메모리에 대한 재고 축적 수요로 이어질 수 있고, D램 현물가격에도 긍정적"이라며 "이로 인해 D램 가격에 대한 전망도 상향 조정될 수 있고, 메모리 업체의 이익 전망치들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 3형제인 오포·비보·샤오미의 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는 평가다. 이중 현재 완제품과 부품 재고 합계 기준 8000만대 안팎인 샤오미 재고물량의 소화 여부가 상반기 D램 수요 방향성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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