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오늘 자정 석방..당분간 입원치료 지속할 듯

파이낸셜뉴스       2021.12.30 11:41   수정 : 2021.12.30 17:40기사원문



국정농단 사태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0시 드디어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현재 입원 치료 중인 병원에서 석방 절차를 밟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31일 구속영장 발부 이후 검찰 수사를 거쳐 국정농단,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총 징역 22년을 선고 받고 4년9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여러 차례 지병 등이 악화되며 외부 치료를 받아 왔다. 최근에는 어깨 관절과 허리디스크 등 지병 악화와 정신적으로 쇠약해지며 지난 11월 22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당초 1개월 간 치료 예정이었으나 병원의 진단에 따라 치료 기간을 늘려 현재까지 입원 중이었다.

이에 따라 석방 절차도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병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구치소 직원이 사면 효력 발생 시점에 맞춰 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증을 교부하고, 그간 병실에 있던 수용자 계호 인력들도 철수하게 된다.

계호인력이 떠난 자리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호 인력이 지키게 된다. 재직 중 탄핵 당했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못 받지만, 최소한의 경호 인력은 제공된다.

박 대통령 사면이 확정되면서 진보·보수 단체들의 찬반 집회가 열리는 등 앞으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하면 대선 정국에서 현실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지병 치료 등에 전념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 사면되자마자 대선판에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회복을 전제로 직·간접적인 만남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3월 대선 전에 어떤 식으로든 윤 후보와의 관계 설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과거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윤 후보로선 당시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보수층 지분이 여전한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윤 후보가 이날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크게 환영하고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건강이 회복되시면 찾아뵙고 싶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사면이 효력을 발생하는 이날 자정에 앞서 대구를 찾아 친박단체들과 잇따라 회동한 것도 이를 의식한 대목이다. 앞서 이준석 대표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며 "어떤 식이든 (박 전 대통령과의) 경로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일단 건강 회복을 위한 치료에 전념한 뒤 대선 판을 봐가면서 투표일에 임박해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 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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