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다움을 살리는 농촌공간계획
파이낸셜뉴스
2022.01.02 18:43
수정 : 2022.01.02 18:43기사원문
그러나 1000만명의 인구가 삶과 일, 쉼의 공간으로 살고있는 농촌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값싼 지가(地價)와 느슨한 규제가 맞물려 공장·축사·재생에너지 시설 등이 모두 허용되는 농촌지역, 특히 계획관리지역의 난개발이 심각하다. 또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의 배후마을이 공동화되면서 경제·사회서비스 부족으로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어린이집이 없는 읍·면이 457곳,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이 23개 군에 달해 매년 아이의 울음소리는 줄고 젊은이들은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고 있다.
이제 농촌도 도시처럼 공간에 대한 세밀한 '계획'이 필요한 때다. 난개발과 저개발로 인한 지역소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적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농촌이 도시 확장을 위한 유보공간이라는 개발 중심의 사고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많은 재정이 투입되더라도 농촌의 당면한 문제들을 풀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촌 여건에 맞추어 농촌다움을 살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농촌의 재구조화를 바탕으로 기능을 재생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지난해 5개에서 올해는 40개 지자체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 공간이 정비되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공간뿐만 아니라 교육·복지·문화·돌봄 등 주민수요에 맞는 사회서비스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농촌공간계획은 농촌 기능을 재생하는 정책의 기반이자 지역 및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플랫폼이다. 이는 개별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촌공간계획을 바탕으로 부처별로 개별적·분산적으로 추진되던 사업과 정책을 하나로 묶어 계획적·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농촌주민과 지자체가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농촌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소중하게 가꿔 나가도록 앞장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농촌이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농촌주민, 도시민을 포함한 모두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농촌은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우리 정서의 뿌리이다. 푸릇한 풀내음을 담은 곳, 엄마 품처럼 포근함을 느끼는 곳, 매년 새해가 되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고향, 농촌은 그런 곳이어야 한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