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 전시장은 호랑이, 호랑이 호랑이 어흥~

뉴시스       2022.01.05 06:03   수정 : 2022.01.05 06:03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중앙박물관, 용호도 등 호랑이 그림 18점 공개

민속박물관, 맹호도 등 유물·영상 70여점 전시

고궁박물관, 왕실유물 '인검'도 선보여

[서울=뉴시스] '호작도', 조선 19세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2.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 범을 잡아야 될거라야 그 놈 참 머 험하기도 험하다." 이는 호랑이의 포악함을 표현한 무가 내용이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호환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냈다.

"조선 사람들은 반 년 동안 호랑이 사냥을 하고, 나머지 반 년 동안은 호랑이가 조선 사람을 사냥한다." 약 120년 전에 출간된 여행기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1897)'에서 저자 비숍(1831~1904)은 호랑이와 한국인의 관계를 이같이 소개했다.

한국인에게 호랑이는 동물 이상의 존재다. 임인년 새해 전시장은 호랑이들의 포효가 쏟아지고 있다. 용맹한 모습부터 우렁차고 듬직한 모습까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들을 이겨낼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특히 다양하고 다채로운 우리 호랑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 전시를 소개한다.

[서울=뉴시스] '월하송림호족도', 조선 19세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2.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중앙박물관, 용호도 공개..."호랑이 힘찬 기운 듬뿍 받으세요"

국립중앙박물관은 호랑이 그림 18점을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5월1일까지 선보인다. 그림 속 호랑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며, 호랑이의 힘찬 기운을 받을 수 있다.

'용호도'는 깊은 산 속에서 으르렁대는 호랑이들과 구름 속에서 여의주를 희롱하고 있는 청룡의 모습을 그렸다. 호랑이들의 성난 얼굴과 선명한 무늬 표현은 팽팽한 긴장감을 잘 드러내며, 어두운 구름 사이로 보이는 청룡의 다채로운 자태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신도'에는 붉은 옷을 입은 한 산신의 옆에 커다란 호랑이가 엎드려 있다. 호랑이는 눈자위가 새빨갛고 눈동자는 또렷해 매우 무섭게 느껴진다. 뾰족한 이빨과 날선 발톱이 보이지 않는데 이는 산신의 힘에 복종한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작도'는 호랑이와 까치 그림으로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여겨 민간에서 유행했다. 이 그림의 호랑이는 새빨간 입술과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고 있지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월하송림호족도'에는 달빛 아래 솔숲 사이로 11마리의 호랑이가 등장한다. 새끼를 돌보는 어미 표범,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호랑이의 해학적인 표정은 미소를 자아낸다.

호랑이는 벽사(나쁜 기운을 몰아냄)를, 달과 소나무는 장수를 의미한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호랑이 그림 중에서 필력과 구도의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맹호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2.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민속박물관 '호랑이 나라' 특별전...맹호도등 70점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은 기획전시실2에서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3월1일까지 열고, '맹호도'를 비롯한 유물과 영상 70여점을 선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은산별신제에서 썼던 산신도'를 비롯해 초창기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산신도·산신당 흑백 사진' 등을 통해 오래전부터 산신으로 섬겨온 호랑이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 즉 액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 등은 모두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을 물리치고자 했던 조상들의 풍속이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열양세시기'에서 세화와 애호의 풍속을 확인할 수 있다. 삼재를 막기 위해 만든 '삼재부적판', '작호도' 등을 통해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을 막고자 했던 조상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을 선보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념 축구공, 남아공 월드컵 기념 티셔츠 등을 통해 여전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위상을 떨치는 호랑이도 만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이 호랑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며 "임인년 새해에는 호랑이 기운을 듬뿍 받아 온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가내 평안함을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호랑이가 조각된 판석.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2.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고궁박물관은 '인검(寅劒)'을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하고, 상설전시장 과학문화실에서 소개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올해 호랑이해를 맞아 첫 큐레이터 추천 왕실유물로 인검을 선정하고 소개하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 인검으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안녕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검은 호랑이를 뜻하는 '인(寅)'자가 들어가는 때에 제작한 의례용 칼이다. 인검은 왕실에서만 만들었던 칼로 사인검과 삼인검, 두 종류가 있다. '사인검'은 인년, 인월, 인일, 인시 등 인이 4번 겹치는 때에, '삼인검'은 인이 3번 겹치는 때에 제작됐다. 인검은 인이 겹치는 특수한 때에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특수한 재료와 장소, 장인이 구비된 조건에서만 제작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총 22점의 인검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인검 중 사인검은 검날 한 면에 사인검이라는 명칭과 27자의 한자와 다수의 산스크리트어 주문이 새겨져 있고, 다른 한 면에는 북두칠성과 28개의 별자리가 금으로 새겨져있다.
삼인검 역시 한 면에는 삼인검이라는 명칭이, 다른 면에는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인검은 제작과정 뿐 아니라 검체에도 다양한 문양을 넣어 신령한 기운을 강조했다"며 "조선왕실은 복잡한 공정을 거쳐 제작된 인검을 통해 사귀와 재앙을 물리치고자 하는 벽사의 기능을 강조했을 뿐 아니라 '인'이 상징하는 '의'를 통해 왕과 백성간의 도리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올해 호랑이해를 맞아 '인검(寅劒)'을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했다.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2.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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