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돈 잘 버는 기초소재 확장…생분해 'PHA' 찍었다

뉴스1       2022.02.16 06:33   수정 : 2022.02.16 06:33기사원문

롯데케미칼이 개발을 추진하는 PHA(사진제공=롯데케미칼)© 뉴스1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사진제공=CJ제일제당)©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롯데케미칼이 수익성 높은 기초소재 사업군 확장을 위해 생분해 플라스틱 PHA(Poly Hydroxy Alkanoate)를 꺼내 들었다.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단기간에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수요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초소재는 다양한 다각화 시도에도 여전히 롯데케미칼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 분야다.

미생물을 활용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석유화학이란 본업을 살린 PHA로 먹거리 창출에 나선 셈이다.

◇ 중앙대와 PHA 공동연구 추진…주력사업 기초소재에 먹거리 추가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윤성호 중앙대 교수와 공동으로 석유화학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PHA 생산 기술에 나선다. 윤 교수의 자체 개발 촉매 기술을 더해 2023년까지 석유화학 기반의 PHA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용도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PHA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로 포장재·의료용 제품·화장품 용기에 쓰인다. 일반 플라스틱 소재보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저감 효과가 우수하고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게 특징이다. 최근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이유다.

대중적으로 쓰이는 생분해 소재 PLA(Polylactic acid)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PLA는 분해를 위해 특수 공정이 필요하지만 PHA는 바닷물 속에서도 100%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세계 유일한 소재다. 즉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은 최종 분해까지 길게는 수백년이 필요하지만 PHA 소재 플라스틱은 5년 안팎이면 충분하다.

롯데케미칼은 주력 사업 기초소재의 사업 확장을 위해 PHA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연결기준) 1조5357억원 중 기초소재(올레핀+아로마틱)가 58%를 책임졌다. 첨단소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기초소재의 역할은 여전히 막중하다.

PHA 수요가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날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PHA 시장 규모는 2020년 6200만달러에서 2025년 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진출 기업 적어 블루오션 평가…석유화학 본업 살려

업계에선 PHA를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는다. 아직 진출 기업이 적어 빠르게 기술을 확보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세계적으로 PHA 대량 생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CJ제일제당·대니머(미국)·카네카(일본)뿐이다.

이중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공장에 전용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면 연간 5000톤 규모의 생산이 가능하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6만5000톤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또한 국내 고분자 컴파운딩 1위 기업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파운딩이란 2개 이상의 플라스틱 소재를 최적 배합으로 혼합하는 생산공정으로 초정밀함이 요구되는 분야다.

롯데케미칼은 미생물을 활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본업 석유화학 기반으로 PHA 생산에 집중한다. 석유화학 기반의 제조 공정이 상용화하면 경쟁사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기술의 경우 미생물을 배양 후 발효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제품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도 3대 친환경 사업 중 하나로 PHA를 정했다.
지난달 미국 대니머와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PHA 진출에 필요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당사의 개발 역량으로 PHA 상업 생산을 실현하겠다"며 "고객 수요에 맞춘 친환경 소재 확대와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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